최형우의 야구 시계는 거꾸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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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최형우의 야구 시계는 거꾸로 흐른다
9월에도 뜨거운 타격감||타율 0.385ㆍ13타점 생산||KIA 상승세 선봉장 역할||각종 개인 기록도 양산
  • 입력 : 2020. 09.08(화) 17:29
  • 최동환 기자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KIA타이거즈의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37)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불혹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라운드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KIA의 5강 경쟁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최형우는 9월 6경기에서 타율 0.385(26타수 10안타), 3홈런, 13타점, 출루율 0.414, 장타율 0.808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해결사'란 별명답게 가장 많은 타점을 생산했고, 결승타도 두 차례나 기록했다.

지난 4일 롯데와의 부산 더블헤더 1차전은 최형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려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앞선 3일 롯데전에서도 1회초 2사 후 롯데 선발 노경은의 5구째 146㎞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선제 결승 홈런을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선 1회초 무사 2·3루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뽑더니 2-1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에서도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팀의 8-4 승리에 기여했다. 5일 한화전에서도 1회초 무사 2·3루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내야 땅볼로 선취 타점을 기록했다.

최형우의 활약에 힘입은 KIA는 10승 15패를 거둔 8월의 부진을 탈출하고 9월 들어 5승 1패로 상승세를 타며 5강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지난 2016시즌을 마친 뒤 프로야구 FA 사상 첫 100억원을 받고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는 첫 해인 2017시즌 타율 0.342·26홈런·120타점·98득점·출루율 0.450으로 활약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2018시즌에도 타율 0.339·25홈런·103타점·92득점·출루율 0.414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2019시즌엔 타율 0.300·17홈런·86타점·65득점·출루율 0.413로 공격지표가 전년보다 낮아지며 노쇠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8일 오후 6시 현재까지 KIA가 치른 99경기 중 9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7(356타수 120안타)·15홈런·72타점·63득점·OPS(출루율+장타율) 0.955를 기록 중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 만큼 많은 부담을 안고 올 시즌을 시작한 그는 개막 이후 5월 한 달은 24경기 타율 0.270·4홈런·12타점·OPS(출루율+장타율) 0.838에 그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6월 들어서면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며 올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꼽혔던 KIA를 5강 싸움을 펼치게 하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형우는 현재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안타 1위, 홈런 2위, 타점 3위에 올라 있고 볼넷도 49개로 터커(56개)에 이어 팀 내 2위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0.421로 팀 내 1위로 기회를 만드는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그는 올시즌 클러치 능력을 더욱 발휘하고 있다. 올해 득점권 타율이 0.365로 시즌 타율 보다 0.027 높다. 또 승리확률기여도(WPA)는 4.64로 LG 김현수에 이어 리그 2위다. 클러치 지표(중요한 순간의 활약도)도 1.53으로 나지완(1.68)에 이은 리그 2위다. 여기에 15개의 결승타를 기록, NC 나성범(16개)에 이어 리그 2위로 결정적인 순간에 타점을 생산해주는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최형우는 또 올해 각종 기록도 작성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광주 NC전에서 13년 연속 100안타(역대 6번째)를 달성했고, 8월 19일 잠실 LG전에선 1900안타(역대 12번째)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통산 400 2루타(역대 4번째), 통산 1000득점-1000타점(역대 10번째), 13년 연속 두 자리 홈런 등의 기록도 세웠다.

그는 8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과 7년 연속 4할 출루율, 8년 연속 200루타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최형우가 FA 계약 마지막해인 올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KIA를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며 두 번째 FA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