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20만원 상향'…완도 전복·영광 굴비 '명절 특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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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 20만원 상향'…완도 전복·영광 굴비 '명절 특수' 기대
농축수산물 한시적 완화 조치||전복, 저가 탈피 고가세트 판매||굴비. 주문량 크게 늘어 웃음꽃
  • 입력 : 2020. 09.15(화) 16:49
  • 김은지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이번 추석에 한해 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20만원으로 상향했다. 사진은 완도산 전복. 완도군 제공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의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이 한시적으로 상향되면서 지역 농어민들이 간만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오랜 장마와 폭우, 태풍에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완도 전복, 영광 굴비 생산자들은 오랜만에 들려온 희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명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 완도 전복 어민 '함박웃음'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이번 추석에 한해 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번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 상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추석 고향 방문·성묘 자제, 태풍 피해 발생 등 농축수산업계의 어려움이 심각해짐에 따라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일환으로 결정됐다.

'비싼 선물'이라는 인식 탓에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완도 전복 양식 어민들은 이번 조치가 그 무엇보다 반갑다.

해마다 명절 판매량 감소로 매출이 급감했던 전복 양식 어가는 수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특히 올해는 전복 출하량은 늘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이 더해져 상반기에는 폐업하는 전복 양식 어가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해진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 상향 소식은 어민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완도에서 전복 양식장을 운영 중인 김모(54)씨는 "전복선물세트 10만원짜리 10개를 파는 것과 20만원짜리 5개를 파는 것은 수익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선물세트 포장 값이 만만치 않고,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었다"며 "이번 시행령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최상품 전복을 값싸게 맛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판매가 늘어나면 양식어민들도 조금이나마 경제적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복 어가들은 그동안 10만원 상한선에 맞추기 위해 선보였던 저가 선물세트에서 탈피해 전복 크기별로 대, 특대로 구성된 고가 세트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전복유통협회 장완규 회장은 "이번 시행령으로 그동안 침체됐던 전복 시장에 다시 활력이 넘치길 기대한다"며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불어온 훈풍에 소비촉진캠페인도 함께 진행된다면 전복 어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이번 추석에 한해 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20만원으로 상향했다. 사진은 영광 굴비. 영광군 제공

● 영광 굴비도 '주문 폭주'

선물 상한액 상향 조정은 영광 굴비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완도 전복과 마찬가지로 고가 선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영광 굴비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특수가 사라지고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년째 매출 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영광 굴비 생산자들은 이번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 조치를 반기고 있다.

영광에서 굴비를 직판하는 정모(43)씨는 최근 밀려드는 사전 주문에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영광 굴비 자체의 단가가 높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대목에 큰 이익을 올리기 힘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추석 선물 상한액 상향으로 벌써부터 주문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매출이 많이 줄었는데 추석 이후엔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역시 이번 선물 상한액 상향을 환영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부터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이 실시돼 온 터라 품목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고가의 선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