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수호신'으로 우뚝 선 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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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수호신'으로 우뚝 선 전상현
8일 LG전 라모스 잡고 빅세이브||부상 휴식 후 4연속 S…13세이브||NC 이적한 문경찬 대신 뒷문 책임||145㎞ 묵직한 직구로 자신감 투구||최근 결정구로 포크 활용해 공략
  • 입력 : 2020. 09.09(수) 17:28
  • 최동환 기자

KIA 마무리투수 전상현(오른쪽)이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팀의 3-2 승리를 지켜낸 뒤 동료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 마무리 투수 전상현이 '타이거즈 수호신'으로 우뚝 서며 팀의 5강 경쟁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포크볼을 앞세운 자신감있는 승부로 KIA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KIA의 상승 무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상현은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1.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 1개를 솎아내며 시즌 13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 LG전 최고 하이라이트는 8회말이었다. KIA는 1회초 2점을 내주고 곧바로 1회말 나지완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 1-2로 추격했다. 7회말 터커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역전에 성공한 KIA는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무리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전상현의 첫 상대는 지난달 18일 잠실 LG전에서 큰 아픔을 준 라모스였다. 5-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44㎞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으면서 크게 흔들리며 이후 동점까지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안긴 뼈아픈 경험을 준 타자다.

하필 안타 하나면 동점에 역전까지 몰릴 수 있는 상황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도 전상현은 일발 장타를 장착한 라모스를 첫 상대로 만났다. 경기장 내에는 침묵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상현은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펼쳤다. 초구로 던진 144㎞짜리 직구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이었다. 2구째 던진 직구에 라모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고 타구는 3루쪽 관중석으로 향하는 파울이었다.

3구 슬라이더와 4구 직구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 못하며 3볼-1스트리이크가 됐다. 5구째 직구는 가운데 약간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했고, 라모스가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지만 빗맞으며 파울이 됐다. 이 때 포수 김민식이 결정구로 포크볼을 요구했고, 전상현이 던진 6구는 포수가 요구한 대로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돌진했다. 라모스는 예상외의 구종에 선 채로 삼진을 당했다. KIA 덕아웃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은 선두 김현수와 이천웅을 각각 2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천웅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대타 정근우를 2루수 파울뜬공으로 유도하며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전상현의 세이브가 빛나는 이유는 필승 불펜조 박준표의 부재로 후반기 들어 KIA 불펜진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서다.

박준표는 31경기에 출전해 4승 10홀드 평균자책점 1.39의 짠물 투구를 기록하며 철벽 불펜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오른손 약지를 다치며 전력에서 이탈한 뒤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박준표 이탈 이후 KIA는 철벽 필승조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팀 성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NC와 트레이드로 이적한 문경찬의 자리를 대신한 새 마무리 투수 전상현도 흔들렸다. 지난 7월 15일 대구 삼성전부터 마무리로 나선 전상현은 지난 8월 16일 광주 SK전까지 7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다가 8월 18일 잠실 LG전부터 4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하는 등 흔들렸다.

급기야 지난 8월 30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왼쪽 종아리 근육통으로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짧은 휴식을 취하고 지난 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복귀한 전상현은 3일 부산 롯데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2016년 데뷔 후 첫 10세이브를 달성했다. 이후 8일 광주 LG전까지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수호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상현의 9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성적은 4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1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45다.

전상현의 이같은 활약의 비결은 자신감이다. 전상현의 직구 구속은 평균 145㎞이지만 묵직한 자신의 공을 믿고 과감하게 공을 던져 타자와 승부한다. 여기에 올시즌 새로 장착한 포크볼을 결정구로 활용하며 상대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전상현은 이날 경기 후 "맞더라도 피하지 말고 승부하자고 생각했다. 볼넷으로 실점만 주지 말자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최근 세이브 내용에 만족을 못했다. 뒤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부담도 되고 위축이 됐지만 이제는 피하지 않고 던지면서 자신감도 오르고 있다. 더 자신 있게 피하지 않고 던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A 마무리투수 전상현이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