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권을 강탈한 침략자에 대한 민족적 응징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국권을 강탈한 침략자에 대한 민족적 응징
하얼빈 리포트
  • 입력 : 2020. 09.10(목) 13:17
  • 박상지 기자
하얼빈 리포트

유홍종 | 소이연 | 1만5000원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세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쏜 것이다. 일본의 심장을 겨냥한 이 총성은 꽉 막혔던 우리 겨레의 숨통을 툭 터주며 민족혼을 전 세계에 높였다. 중견작가 유홍종의 신작 장편 '소설로 읽는 안중근 이야기 하얼빈 리포트'는 바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작전을 생생하게 그렸다. 이 작품은 비밀 해제된 러시아 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사실적으로 복원해낸다.

이 소설은 대한의군 특전사 지휘관 안중근 참모중장이 그 시기에 안창호 선생의 구국 비밀결사단 신민회가 항일 독립전쟁을 선포하면서 우리 민족의 주적 리스트 첫 번째에 올린 일본의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타격하기 위한 하얼빈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그간 안중근 관련 자료들은 주로 일본 측 역사 문헌을 위주로 편향돼 왔지만, 이 소설은 다양한 해외자료들은 물론 외부 유출이 금지됐다가 최근 개방된 러시아의 역사 문서들 속에서 발굴된 새로운 안중근 관련 자료들을 참고해 쓰여졌다. 다각도에서 조명한 안중근 의사의 거사가 인상적이다.

책은 1895년 이후,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자, 조선 대궐에서 친중파들이 자취를 감추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또 다른 강적 러시아가 등장하면서 일본과 러시아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일본은 친러세력의 중심인물이었던 명성황후 시해를 계획하고 조선 국정을 장악한다. 통치권이 단숨에 무력화되자 고종은 신변의 위협을 피해 전격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한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그 여세를 몰아 대한제국에 대한 식민지배 체제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인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퇴위당한 고종은 경운궁에 사실상 볼모로 잡혀 있으면서 황실의 시종무관이었던 정재관을 익문사 독리로 임명했다. 정재관은 해외에서 활약 중인 안중근과 이도엽을 연해주로 불러 들여 대한의군 특전사 지휘관 자격을 부여하여 파병한다. 그리고 일본에 항일독립 전쟁을 선포하여 조선의 국권 회복을 반드시 실현하고 말겠다는 마지막 야망의 결단을 세운다.

그 시기에 이미 안창호의 구국 비밀결사단 신민회는 일본에 항일 독립전쟁을 선포하면서 세 명의 주적 가운데 이토 히로부미를 맨 첫 번째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미국에서 귀국한 익문사 독리 정재관은 안중근에게 고종황제의 하사품인 브라우닝 FN 권총을 전해주며 새로운 결의를 다짐한다. 이후 모든 준비와 절차과정은 오직 하얼빈작전에 초점이 맞춰진다. 마침내 하얼빈 하늘에 울린 세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안중근의 총에 맞은 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진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우리 민족 불굴의 저항정신과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크게 떨친 메시지가 됐다. 그리고 한민족의 정신적 맥락을 미래로 이어줌으로써 항일 독립전쟁의 기념비적인 업적을 민족의 유산으로 남겨준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