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3-1>'광주전남 통합'을 바라보는 복잡 미묘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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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3-1>'광주전남 통합'을 바라보는 복잡 미묘한 시각
이용섭 시장 "통합 다시 논의할 때"||전남도 "광범위한 공감대형성 필요"||취지 좋지만 갑작스런 제안 "쌩뚱"||광주전남 갈등보단 상생모습부터
  • 입력 : 2020. 09.13(일) 18:36
  • 홍성장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
이용섭 광주시장이 제안한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이 복잡미묘하다. 열악한 지역의 현실이나 시대적 흐름을 고려하면 '통합'을 논의해볼 시점이기는 하지만, '정치적 행보'로 비칠 소지도 다분하기 때문이다.

'통합'을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양보를 통한 '상생'의 모습이 현재로서는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통합 제안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지난 10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대비 대응전략 정책토론회'자리였는데, 애초 주최 측에 전달한 축사에는 '통합'의 이야기가 없었을 정도로 이 시장의 통합 제안은 다소 뜻밖의 행보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제안의 배경에 공감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시장은 통합을 제안하며 "광주·전남은 천년을 함께해 온 공동운명체로 따로 가면 완결성도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고 사안마다 각자도생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면 공멸할 뿐"이라고 했다.

현실이 다르지 않다. 광주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미묘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도 광주와 전남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용섭 시장이 통합의 필요성으로 언급한 '사안마다 각자도생, 치열한 경쟁…공멸'의 모습 그대로의 현실인 셈이다. 이용섭 시장의 제안에 공감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참여자치21 관계자는 "다소 정치적으로 비칠 소지가 있고 전남으로서는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다"며 "다만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면 두 수장의 소통 속에 시·도민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시각의 '배경' 또한 지역이 처한 현실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경쟁적으로 시도가 따로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군 공항 이전 갈등으로 민간공항 전남 이전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는 등 상생이나 통합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광주와 전남의 통합을 이야기하니까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고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통합에 앞서 중요한 것은 상생의 모습"이라며 "양 시도가 상생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만들어서 지역민들 역시 '상생하는 것이 좋구나. 통합하는 것도 필요하구나'하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하는 것이 순서"라며 "통합의 전제는 상생과 화합, 그리고 양보"라고 강조했다.

전남도가 내놓은 공식 입장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용섭 시장의 통합 제안에 전남도는 대변인 명의로 "광주·전남 통합에 공감하고 찬성한다"고 했다.

다만 "전남도는 민선 1기인 1995년부터 3년간, 2001년 도청 신청사 착공을 앞두고 등 2차례에 걸쳐서 통합을 위해 적극 노력했으나, 안타깝게도 무산된 사례가 있다"며 "이러한 사례를 교훈 삼아 광주·전남 통합은 시·도민, 시민·사회단체, 시도 의회 등의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광주·전남의 상생과 번영을 위한 지혜로운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국면전환용'으로 가볍게 다뤄서도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인사는 "이슈를 만들어 (군 공항 이전 등)다른 문제의 돌파구를 찾는 데 활용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한 전남도의원은 "광주·전남의 소통이 단절된 느낌"이라며 "소통의 장부터 먼저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