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콕 '징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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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코로나 '방콕 '징표들
  • 입력 : 2020. 09.17(목) 16:57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유지라는 방역 시행에 따라 우리 생활 영역은 순식간에 '전지구적'에서 '전 집안'으로 쪼그라들었다. 바이러스가 점령해 있을 지도 모르는 집 밖의 생활이 위험해지니 집 안이 감염병 피난처가 됐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방콕(시쳇말로 외출하지 않고 방에만 처박혀 있는 상태)'으로 내몰리자 유례가 없던 일이 속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올해가 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을 가장 많이 내는 해로 기억될 것이란 점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수돗물과 전기 사용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광주광역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올 전반기(1~6월) 광주 지역 가정용 수돗물 사용량은 5148만 4000㎥(범용 단위 t·톤)으로 전년 동기 4935만 1000㎥에 비해 213만 3000㎥(4.3%) 증가했다. 광주시민 1인당 연간 수돗물 평균 사용량(2019년)이 107㎥인 만큼 이 기간에 약 2만명 분의 수돗물이 더 가정에서 소비된 셈이다. 코로나 방역 개인 수칙으로 권장돼온 손씻기도 수돗물 사용량을 늘린 한 요인으로 꼽힌다. 외출시 흐르는 물에 30초동안 비눗물로 손씻기 생활화로 동네 병원 감기 환자가 줄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콕족이 증가했다는 징표는 이것만이 아니다. 올해 광주지역 가정 내 전기사용량 역시 전년 동기보다 5.4% 증가했다. 한전 2020년 7월 전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광주 지역 주택용 전기 사용량 (판매액)은 1조 2347억 3600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조1718억 9600만 원 에 비해 629억 원이 증가했다. 올해 유례없는 긴 장마와 집중 호우 등으로 일일 평균 기온이 낮아 에어컨 가동 시간 감소 요인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원격수업과, 직장인 재택 근무와 주말 외출 자제 등 방콕 생활로 인해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추석은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집에서 연휴 보내기 운동에 다함께 참여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의 가변성이 워낙 커 언제까지 계속될지조차 기약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자기만의 현명한 방콕 생활을 터득해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야 할 때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