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에 '연고없는 DJ기념관' 들어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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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화순에 '연고없는 DJ기념관' 들어서는 까닭은
화순 김선종 부국장
  • 입력 : 2020. 09.20(일) 16:43
  • 화순=김선종 기자
화순 김선종 부국장.
목포·신안 '김대중 전 대통령', 해남 '윤선도', 강진 '정약용' 등등. 이들 지자체하면 연상되는 대표 인물들이다. 이들 인물들과 지역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화순군이 도곡면 천암리 일원에 느닷없이 '민주역사기념관'을 건립한단다. 총사업비(연계사업 포함)만 10억원 규모다. 민주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해 용역예산 2000만원을 3차추경에 편성, 현재 화순군의회에 상정된 상태이다.

얼핏 보면 크게 문제될 게 없어 보이지만 속내를 드려다 보면 민주역사기념관 건립 사업은 사실상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기념시설이라는 것이 지역내 다수의 의견이다. 민주역사기념관 세부사업이 대부분 김 전 대통령과 연관된 사업으로 꾸려져 있는데다 김대중기념사업회가 이번 사업을 제안했다라고 알려지면서 더욱 그렇다.

김대중기념사업회가 제안한 사업이라면 굳이 사업명칭을 '민주역사기념관'으로 추진할 이유는 무엇일까. 애시당초 김 전 대통령 추모 기념관 사업으로 하면 될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존경받는 분이지만 화순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전혀 인연이 없다. 결국 이런 지적을 피하기 위해 사업명을 애매하게 바꾼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화순과 전혀 연관없는 인물 사업을 하다보니 졸속 추진도 우려된다.

민주역사기념관이 들어설 위치가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는 화순 도곡온천이라는 점이다. 김대중기념사업회 사무실도 이곳 화순군 도곡온천관리사무소에 입주해 있다. 건립 소식을 접한 지역민들은 "쌩뚱맞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념사업은 그 인물과 관련된 도시에 자리 잡기 마련이다. 김 전 대통령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광주엔 김대중컨벤션센터,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신안 하의도 김대중 대통령 생가가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졸속이 우려되는 이번 사업은 공론화도 없이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분위기이다. 주중 화순군의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되면 곧바로 용역에 들어간다. 사실상 관련사업 포함한 10억원 규모의 민주역사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셈이다.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수 없지만 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와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많은 예산을 세워서까지 지역연고도 없는 분의 기념관을 세우는 게 맞는 걸까?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점을 꼭 헤아려 주길 바란다.





화순=김선종 기자 sj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