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기업·단체, '거리두기 장보기'라도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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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기업·단체, '거리두기 장보기'라도 해줬으면"
▶'비대면 소비' 확산 직격탄 맞은 전통시장||‘코로나’ 차단 언택트 소비 증가||대다수 시장 온라인 기반 미비||추석 대목에도 매출은 제자리||“소비촉진 캠페인 등 도움 절실”
  • 입력 : 2020. 09.22(화) 17:15
  • 김은지 기자

코로나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로 비대면 쇼핑이 확산되면서 추석 대목을 맞은 전통시장이 매출 부진을 호소하고 있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민족 대명절 추석. 매년 이맘때면 동네 마트부터 전통시장까지 선물이나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이들로 한창 북적였을 시기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비대면 추석 보내기'가 확산되면서 매장을 찾아 물건을 직접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 코로나가 없앤 전통시장 '명절 대목'

지난 21일 광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구 양동시장을 찾았다.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장바구니를 들고 돌아다니는 손님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명절 대목 분위기는 실종된 상태다.

양동시장에서 20여 년째 이불을 판매하는 김모(47)씨는 장사를 해오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는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아무리 경제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장사가 안됐던 때는 없다"며 "이전에는 가게를 찾는 손님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사기는커녕 구경하러 오는 손님조차 없다. 정말 손가락만 빨고 있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고 말했다.

광주를 대표하는 새벽시장인 남광주해뜨는시장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최재호 남광주해뜨는시장 상인회장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이렇게 장사가 안됐던 적이 없다"며 "평소라면 명절 대목을 기대했을법하지만 올해는 그럴 여력조차 없다"고 전했다.

● 대다수 점포 온라인 시장 진출 '한계'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비대면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통시장 역시 온라인 기반 언택트 판매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통시장 상인들은 발 빠르게 온라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힌 상인들 중 대부분은 네이버의 '전통시장 장보기'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실제로 네이버 '전통시장 장보기' 항목에 들어가면 광주 재래시장 곳곳의 반찬가게, 특산물 점포 등이 눈에 띈다.

하지만 온라인 마켓에 입점한 점포는 업주가 비교적 젊은 디지털 세대이거나 자녀의 도움을 받아 운영 중인 경우가 태반이다. 상당수 점포는 여전히 디지털 마인드와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손님이 직접 찾아와서 물건을 구매하는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손중호 광주시상인연합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가 재래시장이 아닐까 싶다. 비대면 시장 활성화로 온라인 시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며 "미리 온라인 마켓 '100년 양동 큰장' 만들어둔 것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기존 매출의 80~90%를 오프라인 매출이 차지했었기 때문에 그 손실을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 방역수칙 준수 '소비촉진운동' 절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매년 명절마다 진행됐던 시청, 구청 등 지자체 공무원들의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보기 힘든 광경이 됐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당장 온라인 마켓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만큼 지자체나 기업들이 추석 대목 장보기 행사를 확대해주길 바라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추석 대목 기간 급감한 매출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선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거리두기 장보기' 등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중호 회장은 "경제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전통시장을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지자체와 기업, 기관, 단체들이 시장경제 활성화에 앞장서 주신다면 시장 상인들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단체 장보기 보다는 거리두기를 유지한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주셨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어 "모든 전통시장은 날마다 코로나 방역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으니, 보다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꼭 착용하시고 시장을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