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고군분투 청년작가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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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20년 고군분투 청년작가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이강하미술관 남맥회 리마인드 전||'40년의 염원, 평화의 길' 주제 10월 31일까지 전시||1980년 남도 맥 잇기위해 창립||20년간 왕성한 활동 불구 이강하 작가 투병으로 제동||당시 청년작가들은 광주대표 중견작가로 성장||남맥회 참여작가들의 초기작품과 최근작까지 전시
  • 입력 : 2020. 09.21(월) 14:38
  • 박상지 기자
남맥회 리마인드 전인 '40년의 염원, 평화의 길'전이 열리는 광주 남구 이강하미술관 전시장 전경. 이강하미술관 제공
남맥회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민중미술과 사회미술 활동이 왕성했으나 사회적으로 암울했던 시기, 청년작가들이 모여 남도의 맥을 잇기위해 창립됐다. 故 이강하를 비롯해 양경모, 문명호, 박동신, 변재현, 박진, 안태영, 박소빈 등이 남맥회의 주요 멤버였다. 이들은 1980년 혹독한 추위 속의 겨울, 예술의 거리 후미진 찻집에서 그림을 업으로 삼겠노라 다짐하며, 남맥회의 첫 단추를 끼웠다.

그들에게 진지한 회화성이란 곧 진실이며 예술의 진실성은 주장으로만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예술을 정직하고 진솔하게 토로하고 표현하는데 있다고 믿었다. 남맥회 회장 고 이강하 화백은 묵묵히 그리고 성실하게 작가 각자의 개성과 독창적 예술세계를 동시대적 시선의 작품 속에 담았다. 그와 함께 활동했던 회원들 역시 다양한 시도와 자유로운 표현의 작품들을 통해 '남도의 회화사와 지역의 담론' 을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들은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2000년대 초 이강하 화백이 암투병을 하면서 남맥회의 정식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남맥회의 공식적인 전시는 2000년 10월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린 남맥회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전시에는 광주 남맥회를 비롯해 대구 심상회, 부산 구상작업미술가회, 울산 구상작가전, 대전 대전구상작가협회, 전주 결·나이테, 목포 삼목회 등 7개시·도 미술단체 170명이 참여했었다.

파릇했던 당시의 청년작가들은 20년이 흐른 지금, 광주를 대표하는 어엿한 중견작가로 활동중이다. 그림으로 먹고 살아가기 위해 모인 20명 남짓의 청년작가들은 이강하 작가 작고 이후에도 각자 제자리를 지키며 척박한 지역과 시대 속에서 자신의 화풍을 찾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

이강하 미술관에서 22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리는 '40년의 염원, 평화의 길- '남맥회 리마인드 1980-2020'은 남맥회 회원들의 지난 40년간의 궤적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전시는 무등산을 향해 뻗어나가는비단길을 통해 조국통일을 염원했던 고 이강하 화백과 '남맥회(南脈會)' 화우들이 함께하는 그룹전이기도 하다.

전시에는 20년의 정기전 3회 이상 참여했던 고 이강하 화백을 비롯해 양경모, 문명호, 박동신, 변재현, 박진, 안태영, 박소빈 총 9명의 초기 작품(1980-90년대)과 최근 작품 등 18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남맥회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된 작업과 그 사이 중단되었던 소통을 다시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시로 인해 예전처럼 서로 격려해 주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관람객과 시민, 작가들과 함께 공유하며 지역 미술의 힘을 재조명 해 보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강하미술관 전시장은 광주시 다중시설 방역체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임시휴관' 중이며 오프라인 전시는 휴관이 종료되는 22일부터 감상할 수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