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8명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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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일반
교사 10명 중 8명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 커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조사결과 발표||"원격수업 편하지만 집중력 떨어져"||"격차 해소 위해 대면수업 실시해야"||"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격차 벌려"
  • 입력 : 2020. 09.22(화) 12:52
  • 양가람 기자
코로나19 지속으로 학교 개학이 늦춰진 가운데 지난 4월 광주 북구 서강고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시범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초·중·고교 교사 10명 중 2명은 원격수업이 학습격차를 키웠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의 장점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단점으로 집중력 저하를 꼽았다. 가정에서 자녀의 원격수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학부모의 부담감은 자녀의 나이가 어릴 수록 더 컸다.

22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의 '코로나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에 따르면, 교사의 79%는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KERIS는 지난 7월29일부터 8월1일까지 나흘간 전국 초·중·고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85만7389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학생 42만5446명(초등학생 21만3012명, 중·고등학생 21만2434명)과 학부모 38만922명, 교사 5만1021명이 조사에 응했다. 설문조사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팝업창과 문자메시지의 설문 페이지 링크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교사들은 학습격차가 심화된 이유로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54.9%)를 꼽았다. 또 교사의 37%는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대면 보충지도가 필요하다고 봤다. 개별화된 학습관리진단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응답은 31.2%, 수준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응답은 9.1%로 나타났다.

지난 1학기 원격수업의 절반 가까이(45.1%)는 동영상 등 콘텐츠 활용 중심으로 이뤄졌다. 41%는 동영상이나 과제, 실시간 쌍방향 수업 등 2개 이상 형태를 혼합했다. 그 중 78.4%는 콘텐츠와 과제를 혼합한 형태였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율은 21.6% 수준이었다.

수업 준비·진행 과정에서 동료교사 간 협업 활동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67.4%였다. 절반 이상의 교사(56%)는 원격교육이 온·오프라인 융합수업 등을 통한 수업혁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58%는 원격학습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중·고등학생 68%는 1학기 원격수업이 도움이 됐다고 인식했다. 상당수 학생들은 그 이유로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학습 가능'(35%)이라고 응답했으며, 33.5%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안전한 학습 가능' 사유를 꼽았다. 반면 초등학생은 절반 이상인 53.1%가 안전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이라고 응답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집중 저하'를 원격수업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았다. 뒤이어 초등학생 32.6%는 '선생님·친구들과의 소통 부족'을, 중·고등학생 19.7%는 '디지털 기기 활용 학습에 대한 피로도 증가'라고 응답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37.8%와 중·고등학생 학부모 38.9% 역시 자녀의 학습습관을 바로잡고 집중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다음으로 중고등학생 학부모 27.82%와 초등학생 학부모 21.4%는 '학업 수준·평가에 대한 불안'이 어려운 점이라고 응답했다.

중·고등학생 학부모 51.4%와 초등학생 학부모 38.2%는 원격수업 외 자녀를 학원이나 교습소에 보냈다고 응답했다. 중·고등학생 학부모 10.6%와 초등학생 학부모 9.6%는 과외를 실시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등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가 원격수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부담을 크게 느꼈다. 초등학생 학부모는 79.7%가 자녀의 원격수업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중·고등학생 학부모는 41.8%만 지원하고 있다. 초등학생 학부모의 부담감은 46.1%, 중·고등학생 학부모의 부담감은 35.7% 수준이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가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 제작·공유 플랫폼 제공(24.8%) △교수학습 자료로 적합한 콘텐츠 제공(24.1%) △콘텐츠 제작·자료 활용을 위한 저작권 제도 개선(14.9%) 등을 요구했다.

KERIS 관계자는 "초기 인프라 측면에서 접근성 확보에 머물러 있던 현장의 관심이, 이제는 수업 콘텐츠의 질, 격차 해소 등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융합을 통한 맞춤형 학습 체제를 교육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은 방학 중 교사들 대상 직무연수를 운영하는 등 2학기 원격수업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