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해체 수순 밟는 '영산강 죽산보'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9년 만에 해체 수순 밟는 '영산강 죽산보'
유역물관리위 의견 모아
  • 입력 : 2020. 09.24(목) 16:47
  • 편집에디터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관리위원회가 지난 23일 광주에서 '제 11차 민간위원회의'를 열어 영산강 2개 보 처리 방향을 논의한 끝에 죽산보를 해체하고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관리위 민간위원회의에 참여한 위원은 교수, 환경 단체 활동가, 토목 업체 전문가, 법률가, 주민단체 대표 등 21인명다. 2시간여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이들 위원들은 죽산보는 '해체'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반면 '승촌보'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상시 개방'과 '탄력적 개방'을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이 나뉘면서 투표에 부쳐졌고 결국 '상시 개방'안에 과반이 넘는 위원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2월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제시한 보 처리 방안을 유지한 셈이다.

이 민간위 초안은 오는 28일 영산강· 섬진강 유역물관리위 본회의 의결 과정을 거쳐 다음달께 열릴 예정인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전달돼 최종 확정된다. 본회의에는 영산강·섬진강 유역 5개 시·도 단체장, 환경부 장관(공동위원장), 영산강유역환경청장,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장 등 당연직 위원 18명도 참여한다. 일부 민간위원은 농업 용수 부족과 1635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죽산보의 해체가 경제적으로 타당한 지를 우려하며 기획위 제시 방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에서 민간위원회의 결정 안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이 안대로 확정하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죽산보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천문학적인 국비를 들인 물관리 시설이 완공 9년 만에 원상복구된다는 사실은 예산 낭비와 국론 분열 등 막대한 폐해를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을 의미한다. 실패한 국가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그쳐서는 안 된다. 재자연화 과정을 추진하면서 후대에 교훈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그나마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될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