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안시설도 거리두기… 비대면 추모 준비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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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안시설도 거리두기… 비대면 추모 준비 '한창'
카메라·QR코드 등 방역 만전||사전 예약제로 다수 집합 제한||25일부터 온라인 추모 서비스||"애타는 유족 마음 최대한 반영"
  • 입력 : 2020. 09.24(목) 18:13
  • 오선우 기자
24일 오전 전남 무안군 천국의계단 추모관에서 관계자가 온라인 추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유골 안치 상태를 사진촬영하고 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전남에 있는 봉안시설 38개소가 추모객 맞이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인원이 봉안시설을 찾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사전 예약제와 온라인 추모 서비스 등 비대면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됐다.

●사전 예약제 등 철저한 방역

24일 오전 찾은 전남 무안군 천국의계단 추모관.

평일 이른 시간이기는 했지만, 명절을 1주일 앞둔 시점에서 추모관을 찾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내부에 있는 추모객들은 동시에 10여 명을 넘지 않는 수준이었다.

추모관 입구에서는 촘촘히 마련된 방역 시스템이 추모객들을 맞았다. 손 세정제와 소독제는 물론, 설치된 2대의 열화상카메라로 추모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 스캔을 통해 방문자 정보를 확인했다. 스마트폰 사용이나 QR코드 장비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위해 수기작성명부도 준비돼 있었다.

천국의계단 방역관리자는 "입구와 로비, 안내 데스크에 직원들을 상시 대기시켜 추모관을 찾는 방문객 한 명 한 명의 상태와 정보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추모관 측은 사전 예약제에 따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한 8시간을 1시간 단위로 나눠 시간별 추모관 방문 인원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 준수를 위해 50인 미만으로 제한했다.

광주에서 온 추모객 강봉순씨는 "추석에는 사람이 너무 몰릴 것 같아 미리 찾았다. 추모관에서 최근 두 차례 사전 예약제와 온라인 추모 등의 내용이 담긴 안내 문자를 발송해줘서 예약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천국의계단 관계자는 "명절이 아닌 평시에도 평일 100~200명 정도가 추모관을 찾으며, 주말에는 배가 넘는 이들이 방문한다"면서 "평일에는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충분하지만, 주말에 추모객이 몰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유족들에게 미리 사전 예약을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마음만은 함께 '온라인 추모식'

코로나19 상황으로 봉안시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새로운 풍경은 바로 '온라인 추모'이다. 평소 자주 볼 수 없었던 일가친척이 모이는 명절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귀향 자제를 권고하면서 몸은 가지 못해도 마음만은 함께 하고픈 이들을 위해 마련된 서비스이다.

온라인 추모 서비스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www.ehaneul.go.kr)을 통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사이트에 접속해 가족의 유골이 안치된 봉안시설을 등록한 뒤 온라인 추모·성묘를 신청하면, 봉안시설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안치된 유골 사진을 직접 촬영해 업로드함으로써 추모객들이 현장을 찾지 않아도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추모할 수 있다.

김화정(53·여·전남 무안군)씨는 "추석에 바쁜 일이 있어 오지 못할 것 같아 오늘 아버지를 뵈러 왔다. 온라인 추모 서비스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추석 때 다시 오기 힘들 것 같으면 신청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

다"고 했다.

천국의 계단 관계자는 "유골 안치 사진은 물론, 시설 관리 상태를 궁금해하는 유족들을 위해 요청 시 제례실이나 추모관 내부 시설, 외관 등의 사진도 구석구석 찍어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추모 서비스는 25일 정오를 기점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유족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사진첩 등을 통해 추모관을 꾸미거나 추모글 작성, SNS 공유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진승식 천국의계단 이사장은 "명절이면 1만명이 넘는 추모객이 몰려 발 디딜 틈 없는 곳이지만, 올해는 지난해 방문객의 10%가량이 추석 당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직접 오지 못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최대한 이해하고 반영함으로써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박환주 전남도청 노인복지과장은 "명절에도 고향과 추모관을 찾지 못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방역 지원과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전남의 봉안시설 관계자들도 질 높은 추모 서비스 제공과 방역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