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기부' 구두수선공, 전남대 명예박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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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기부' 구두수선공, 전남대 명예박사 됐다
30여년 구두수선공으로 살아온 김병양 할아버지||전 재산 12억 기부, 경찰청 '청룡봉사상' 수상도
  • 입력 : 2020. 09.27(일) 15:23
  • 양가람 기자
서울 명동에서 30여 년간 구두를 수선해 온 할아버지가 명예철학박사가 됐다. 전남대학교 제공
서울 명동에서 30여 년간 구두를 수선해 온 할아버지가 명예철학박사가 됐다.

27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학내 용지관 광주은행홀에서 김병양(84) 할아버지가 명예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수여식에는 김 할아버지의 가족과 친지, 의성김씨 대종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병석 총장을 비롯한 백장선 대학원장, 단과대학장, 보직교수들도 김 회장의 학위 수여를 함께 축하했다.

정병석 총장은 "김병양 회장이 살아온 팔십 평생은 마치 전남대의 동네어귀의 느티나무가 척박한 땅에서도 거목으로 자라 동네 사람들에게 쉼터를 내주는 것과 흡사하다"면서 "김 회장의 삶은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며, 최후의 승리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표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양 할아버지는 "보잘 것 없는 제가 영광스런 자리의 주인공으로 서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여생도 우리 전남대학교를 생각하며 보탬이 될 일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성 출신인 김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 후 직공과 배달 일에 나섰다. 또 50살이 넘은 나이에 서울 명동에서 구두수선공 일을 시작하는 등 평생을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 새로움에 대한 도전으로 일관해 왔다.

지난 4월에는 후학 양성에 힘 써 달라며 전남대학교에 12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기부했고,지난 6월에는 경찰청 등이 주최하는 '청룡봉사상' 인상(仁賞)부문을 수상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