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 '코로나 시대' 첫 명절 "방역에 사활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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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한가위 특집> '코로나 시대' 첫 명절 "방역에 사활 건다"
이동자제에도 여행객 증가||광주 3만4658명 공항 이용||휴게소 음식물 섭취 금지 ||“포장은 가능” 출입 관리 철저||자치구, 생활안정 종합대책
  • 입력 : 2020. 09.28(월) 11:01
  • 김해나 기자

29일부터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매장에의 좌석 운영이 금지되는 가운데 지난 27일 곡성기차마을휴게소 식당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을 맞아 코로나19가 재확산의 기로에 놓였다. 추석 특별방역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정부 및 자치단체는 이동 자제 권고를 거듭 호소하고 있지만 귀성객과 여행객 등 이동량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불안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광주공항 1층에 항공권 발권을 위한 여행객들이 줄을 서있다.

● 추캉스(추석+바캉스)족 증가

추석에 떠나는 바캉스, 일명 '추캉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 방역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추석 연휴에 돌입하는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김포와 김해, 제주 등 전국 10여개 공항(인천제외)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94만7159명에 이를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제주공항이 37만74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김포 31만9914명, 김해 12만5246명, 광주 3만4658명, 청주 3만884명, 대구 2만7866명, 여수 1만1533명 순이다.

실제로도 광주 공항은 이미 지난 27일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날 방문한 광주공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편이 대폭 축소됐지만, 여행 갈 채비를 마친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적거렸다.

공항 1층에는 항공권 발권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출발장이 있는 2층의 매장들에도 식음료를 구매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광주의 한 등산 동호회 회원인 조혜자(53)씨는 "추석 때도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이 들어 잠시 바람을 쐬러 가려 한다. 등산 동호회에서 한라산 등반을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인 최문식(56)씨도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인식은 있지만, 어떻게 사람이 돌아다니지 않고 살 수가 있냐"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정부의 권고사항도 들었다. 하지만 답답한 마음을 해소할 것은 여행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답답하다'는 이유로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를 무시하고 여행을 떠나는 추캉스족이 증가하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부처님오신날 확산,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확산, 광복절 연휴 이후에는 '수도권' 유행 등이 나타나며 정부의 권고를 준수해 재확산을 막자는 의견도 나온다.

남구 진월동에 거주하는 김문영(26)씨는 "추석 연휴가 길다 보니 휴가를 써서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달에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개개인이 조심하고 정부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는 마음에 여행을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다 같이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휴게소 즐거움, 올해는 참아주세요"

"고향 집에 어머니가 혼자 계셔서 찾아가지 않을 수가 없네요. 대신 이동하며 휴게소 이용이라도 조심해야죠."

본격적인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7일 오전 11시께.

곡성기차마을휴게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연장에도 휴일을 맞아 휴게소를 방문한 인파로 여느 때와 같이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휴게소 입구에서는 방역관리를 위한 인력이 매장 방문고객에 대한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QR코드, 전화 체크인, 수기 작성 등 3가지 방법으로 출입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휴게소 내 식당매장 역시 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좌석에서 방문객들은 이른 점심을 해결하는 등 음식물을 섭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29일부터 이런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총 6일간은 곡성기차마을휴게소를 포함한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매장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다

실내에 방문객이 밀집할 경우 감염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좌석 운영이 금지되고 대신 음식물을 포장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이 밖에도 휴게소 운영 여건에 따라 입구와 출구를 구분해 운영하고 실내 매장 외에도 방문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화장실 입구에 전담 안내요원을 배치해 발열 체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휴게소를 방문한 김인호(53)씨는 "순천에서 광주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곡성휴게소에 자주 들러 식사를 해결하곤 한다"며 "이번 연휴에는 휴게소에서 음식 포장만 가능하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더 몰릴테니 최대한 휴게소에 들르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이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성에 어머니가 거주하신다는 정명술(46)씨는 "최대한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고향 집에 어머니가 홀로 계셔서 가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명절 때 아이들과 고향집을 찾고, 귀경길 휴게소 등에 들러서 잠시 쉬었다 가는 재미도 있는데 올해는 안전을 위해 최대한 자제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추석 연휴 고향을 찾는 방문객이 작년보다 30%가량 줄어든 2759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고 자가용 이용을 선호하는 추세에 고속도로는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자치구 방역 대책 마련 총력

광주 5개 자치구 역시 민족 대이동 추석을 앞두고 일제히 방역 대책을 수립하고 나섰다.

광주 서구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주민생활안정 종합대책을 시행한다. 서구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운영, 비상진료 및 식중독·감염병 예방관리 △귀성객 교통소통 및 안전수송 대책 △각종 재난 및 안전사고 예방관리 등 10개 분야별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했다.

또 각 분야별 상황대책반에서 선별진료소, 방역, 청소, 재난·재해, 교통, 연료수급, 광고물대책, 공원관리, 민원처리 등을 진행한다.

남구도 내달 4일까지 코로나19 대응 등 11개 분야별 종합대책을 실시한다. 명절 연휴기간에도 선별 진료소 및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운영된다.

돌봄 이웃과 사회복지시설에 위문품을 지원하고, 홀로 사는 어르신과 저소득 가정 급식 지원에 나선다. 또 관내 중증 장애인 250여명에 대한 돌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 연락망 체계를 구축하고, 전화와 방문을 통해 안부를 점검하면서 필요 물품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북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 및 8개 분야의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내달 4일까지 코로나19 집합제한시설 방역수칙 이행 지도 점검을 실시하고 주민생활과 밀접한 시설인 전통시장, 체육시설 등에 대한 집중 방역활동을 펼친다.

또 코로나19 종합상황실과 함께 선별진료소를 정상 운영하고 6개소의 당직의료기관과 약국을 지정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 한다. 연휴기간 중 생활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폐기물은 30일과 10월3일 2회에 걸쳐 수거한다.

명절 당일에는 특별교통대책반을 편성해 영락공원 등 성묘객의 방문으로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지역의 원활한 교통흐름을 지원한다. 재난대책본부 운영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각종 안전사고와 기상변화에 따른 비상체계도 유지한다.

광산구는 지난 24일 시민과 공무원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 전체 교통시설, 다중이용시설 등 방역 취약지를 집중 소독하는 '동 일제방역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광산구는 이날 일제방역을 위해 시설·권역별로 10~15명 단위로 방역 조를 편성해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물의 손잡이 등을 집중 소독하고, 오가는 시민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를 당부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