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광주FC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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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KIA·광주FC의 기적
최동환 문체부 부장
  • 입력 : 2020. 09.28(월) 16:00
  • 최동환 기자
최동환 문체부 부장
팀의 주장은 슈퍼마켓 사장, 공격수는 카르푸 직원 등 선수들 대부분이 축구선수가 아닌 각종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조기축구회' 수준의 축구클럽이 20년전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인구 8만명인 프랑스의 북부 항만도시 칼레를 연고지로 둔 4부 리그 팀 라싱 위니옹 FC 칼레는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10전 전승의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칼레는 당시 2부리그 우승팀 릴도 승부차기 끝에 이겼고, 1부리그 스트라스부르도 8강에서 꺾었다. 4강에선 98-99시즌 프랑스 1부리그 우승팀 지롱댕 보르도를 3-1로 누르며 결승에 진출했다. 아쉽게도 FC낭트와의 결승에선 선취골을 넣고도 종료직전 주심의 오판으로 페널티킥이 주어져 우승컵을 놓쳤지만 많은 이들이 칼레의 기적같은 승리에 감동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프랑스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칼레를 '인간의 얼굴을 한 축구의 수호자'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후 스포츠에서는 약팀이 강팀을 꺾고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을 때 '칼레의 기적'을 회자한다.

최근 프로축구 광주FC가 '칼레의 기적'을 연상케 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광주F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K리그2에서 승격했고, 두드러지는 전력 보강도 없어 전문가들에게 약팀으로 평가되며 강등권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K리그1에 완벽히 적응하며 강호들을 물리치고 창단 후 첫 파이널A(1~6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도 올시즌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KIA는 최근 전력의 핵심인 1선발 애런 브룩스의 가족 교통사고로 인한 이탈과 에이스 양현종의 지독한 '아홉수', 마무리 전상현의 길어지는 부상 공백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KIA 선수단이 시즌 후반 잇단 악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면 또 하나의 기적이 될 전망이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끈질긴 승부로 '칼레의 기적'같은 일을 만들어 주길 지역 팬들은 기대한다.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