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한가위'를 슬기롭게 보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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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택트 한가위'를 슬기롭게 보내려면
연휴 기간 자기계발 투자를
  • 입력 : 2020. 09.28(월) 17:11
  • 편집에디터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에는 이맘때면 민족대이동으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KTX 역도 귀성객으로 붐빌 시간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부 방역 당국의 귀성 자제 호소로 귀성객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명절에는 받지 않았던 고속도로 통행료도 이번에는 유료로 전환했다.

각 지자체에서도 올 추석에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곳곳에는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노부모들이 올 추석에는 내려오지 않아도 된다고 자식들에게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각 지역 농협과 산림조합 등이 대행하고 있는 벌초 서비스도 호황을 누렸다. 가족들이 한데 모여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눠먹는 왁자지껄한 모습을 올 추석에는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추석 풍경이다.

물론 아쉬움도 없지 않다. 객지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모여 정을 나누는 민족 대명절을 잃어버린 것은 안타깝다. 부모 형제를 만날 기대감에 10시간의 긴 귀성길도 지루하지 않고 설레던 즐거움도 사라졌다. 그러나 이번 추석이 코로나19 유행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 객지의 자식들이 노부모에게 코로나19를 옮겨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보다는 낫다. 우리 선조들도 나라에 역병이 창궐하거나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제사나 차례를 생략했다고 한다.

올 추석에는 고향에 가지 않더라도 슬기롭고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귀향 대신 사람들이 붐비는 제주도와 강원도 등 유명 관광지로 떠나는 것은 위험하다. '방콕'이 정 따분하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한가한 곳으로 바람을 쐬러 가야 한다. 연휴 기간 가족들이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찾고, 좋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처럼 여유를 갖고 평소에 읽지 못했던 책을 읽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권장할만하다. 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을 슬기롭고 안전하게 보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