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압과 불의에 맞선 광주시민들에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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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폭압과 불의에 맞선 광주시민들에 오마주
2020광주국제음악제 '평범한 영웅' 온라인공연||서울시향, 중국 쑤저우 심포니, 광주시향, 목포시향 등 연합||
  • 입력 : 2020. 10.04(일) 16:08
  • 박상지 기자

광주 국제음악제는 광주를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축제로 매년 시의성 있는 주제를 정해 프로그램을 구성해왔다.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에서 활동중인 연주자들이 모여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 평화의 하모니를 들려주는 자리로 클래식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인 올해 광주 국제음악제에서는 광주시 후원으로 1980년 5월 폭압과 불의에 맞섰던 광주시민들에 대한 오마주를 선사한다. '평범한 영웅들을 위하여'(For The Ordinary heroes )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고귀한 영웅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국 차세대 지휘계를 대표하는 조정현의 지휘 아래 공연은 베토벤 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인 '에그몬트' 서곡으로 첫 무대를 연다. 괴테의 비극 '에그몬트'를 읽고 감격한 베토벤이 1809년 작곡한 이 곡은 폭군의 압제하에 있는 에스파냐를 구하려는 에그몬트 백작과 혼령이 돼 그를 도우려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에그몬트 백작의 기백을 상징하는 듯 장대하고 강렬한 음색이 특징이다.

공연에는 베토벤의 또 다른 명작 교향곡 제3번 '영웅'도 연주된다. 나폴레옹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작곡된 이 곡은 베토벤의 여러 교향곡 중 베토벤이 특히 좋아했던 곡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불치병이었던 청력 장애로 유서를 썼던 베토벤의 절박한 시절에 탄생한 작품으로 이상향을 향한 인류의 열망과 의지를 가파른 질주와 목가적 변주에 담아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과 광주시민들을 위한 공연이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세계인들에게 바치는 공연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는 조정현 지휘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지휘과, 신시내티 음악대학원 지휘과 석사 및 오페라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했고 신시내티 음대의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불가리아 제6회 블루 다뉴브 국제 지휘 콩쿠르(Blue Danube International Opera)에서 우승하였고 귀국 후 지금까지 광주시향, 부산시향, 부천시향, 강남 심포니, 로체스터 필하모닉, 도쿄 프라임심포니, 팀프 앙상블 등을 객원 지휘했으며 국립 오페라단, 서울시 오페라단, 대구 오페라, 신시내티 오페라 등과 함께 공연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지휘과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광주 국제음악제는 유럽, 미주,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 모여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 평화의 하모니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해왔으나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인해 올해에는 국내 각 유명 교향악단의 단원들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여 공연을 진행한다. 공연은 오는 8일 오후7시30분 유튜브에서 생중계 될 예정이다.

공연을 주최하는 아시아공연예술위원회 관계자는 " 전 세계인이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1980년 5·18을 기억하면서 특별히 클래식 음악을 통해 광주시민들과 진지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