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과 뻔한 광주 민간공항 여론조사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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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결과 뻔한 광주 민간공항 여론조사 왜 하나
시·도 협약 파기 빌미 우려
  • 입력 : 2020. 10.15(목) 16:36
  • 편집에디터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광주시시민권익위원회가 광주 민간 공항 이전 여부를 묻는 여론 조사를 하기로 해 조사 추진 배경과 조사 후 미칠 파장에 지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는 그제 광주시청 회의실에서 2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시민이 제안한 '민간 공항 이전 재검토'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키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달 17일 열린 권익위 제1차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처리한 안건의 후속 조치다. 1차 전원위 회의에서 민간공항 이전과 군공항 이전의 연계 여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공항 이전 논의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고, 시민권익위원, 외부전문가, 시의회 추천인사 등으로 구성된 특위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광주시에 정책 권고안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여론조사가 지역 현안 해결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광주시의 대응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 다수는 '민간공항·군공항 동시 이전'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민간공항 선 이전에 반대'하는 결과를 토대로 권익위가 정책 권고를 하고, 광주시가 이 권고를 수용해 이전을 거부하는 과정이 예상된다. 이번 시민 여론 조사가 시·도 간 협약 파기의 수순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은 민선 7기 출범 직후인 2018년 8월 협약을 통해 2021년까지 광주 민간 공항을 무안 공항으로 이전·통합하기로 약속했다. 협약 당시 도가 광주 군 공항 이전에도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전남 지역의 강한 반발로 설명회조차 하지 못하는 갈등 국면이 지속되자 광주시의 불만이 클 수 있지만 속내가 뻔히 보이는 여론 조사는 되레 상황만 악화시킬 수 있다. 민간공항과 군공항 이전 문제는 광주·전남의 성장 동력과 미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 현안인만큼 상생 차원에서 투명하면서도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