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까지 한 달… 마스크에 익숙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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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까지 한 달… 마스크에 익숙해져라
●D-30 고3 교실 가보니||코로나·수시 발표 등 긴장 한 가득||"평정심 갖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
  • 입력 : 2020. 11.02(월) 17:22
  • 양가람 기자
2일 오전 서구 광덕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양가람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둔 2일.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 3학년 교실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당장 다음 주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를 앞둔데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에 대한 불안감이 큰 탓이다.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려 쓴 학생들은 수능 막바지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바짝 긴장한 탓인지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안경엔 김이 서리기도 했다.

내달 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모든 수험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학생들은 벌써부터 답답함을 호소했다.

광덕고 3학년 최민우 학생은 "마스크를 쓰면서 공부하는 게 너무 답답하다"면서 "수학이나 과학탐구 영역을 풀때는 계산량이 많다보니 다른 과목보다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KF94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는데, 문제를 푸는 동안 숨쉬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재수생이 많이 응시한다는 소식도 들려 불안하다. 대학 측이 이런 코로나 상황들을 감안해 재학생들에게 불리한 입시가 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사들도 이런 상황이 안타까운 건 마찬가지다.

신희돈 광덕고 진학부장은 "아이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수업시간엔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시킨다"면서 "책상 가림막은 아직 제공된 제품이 없어 책상의 어느 정도까지 차지하게 될 것인지도 모른다. 여태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들인 만큼, 이번 수능은 민감한 아이들에게 더 힘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능시험 시간대를 몸에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생활 패턴을 수능 시험과 일치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광덕고는 오는 16일부터 수능 시간대에 맞게 학사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짧은 기간이나마 학생들을 마스크 착용, 화장실 이용 시간 등에 적응시키기 위함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수능 일주일 전 학교 방역을 위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기간에 대한 우려는 남는다.

수능을 일주일 앞둔 26일부터 모든 고등학교와 수능 시험장으로 활용되는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수험생 중 확진·격리 사례가 있는 만큼, 학교를 통한 집단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부의 조치다.

해당 기간 동안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시험실에는 사전 소독, 칸막이 설치 등 방역조치가 시행된다.

신 진학부장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수능 일주일 전엔 본인에게 약점이라 생각되는 문항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하지만 방역 등 이유로 개별 지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통한 질의응답 정도만 가능하다. 밀집도 등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은 효과적인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위해 교사 대상 연수를 수차례 진행했다. 특히 대학입시설명회, 비대면 모의면접 등 고3 선생님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로 구성된 연수 프로그램들은 큰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연수의 활용도 등에선 아쉬움이 남았다는 지적도 인다.

신 진학부장은 "교육청의 다양한 시도 덕에 연수의 내용이 상당히 알찼다. 하지만 온라인 연수가 지닌 제한적 시행과 각급 학교에서 홍보도 덜 이뤄진 탓에 좋은 내용들을 잘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힘든 상황일수록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시교육청 소속 한 입시 전문가는 "지금은 모르는 걸 새롭게 알려하는 것보단, 자기 상황에 따라 강점있는 과목의 성적을 전략적으로 유지해 가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올해는 재학생들의 수시 집착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마다 수능 필요성이 다양하다. 수시 합격으로 수능이 필요없는 경우, 최저학력 기준이 필요한 경우, 정시에만 몰두해야 하는 경우 등 상황별로 전략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능을 앞두고 중위권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하는 경향성이 작년 이맘때보다 강해졌다"면서 "재수생 강세, 코로나19 상황 등에 불안감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남은 시기 평정심을 가지고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