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용섭 시장은 시정 현안과는 다소 거리가 먼 '느닷없는' 질의에 "잘모르겠다. 내려가서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화관광해설사는 광주시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사단법인 광주관광발전연구소라는 곳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해설사 위탁을 받은 광주관광발전연구소 김혜영 이사장은 개혁 성향이 강한 40대 여성 관광학 박사다. 해설사 위탁을 맡아 관리를 하던 그는 일부 해설사들이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도중에 슬그머니 사라지는 등 기강이 엉망인 것을 보고 칼을 빼들었다. QR코드로 출퇴근을 체크하고, 해설사 평가를 통해 지각 3회 경고 1회를 받은 자는 3개월간 배치를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3개월 단위로 근무지 순환 배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고령층을 중심으로 일부 해설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 해설사는 '해설사에 대한 갑질 운영 중단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또 한 언론에는 '민주 인권도시 광주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인권 침해를 비난하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이처럼 반발이 이어지자 광주시의회 정순애 의원의 중재로 광주시와 광주관광발전연구소, 해설사회는 지난 7월에 만나 3개월 근무 정지 규정을 삭제하고 평가는 외부 기관에 의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에도 광주 해설사들은 광주관광발전연구소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 갈등과 알력이 심각한 상태다.
이번 국감의 김민철 의원 질의는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문체부 지침에 따른 '배치 중지'를 '중징계'로 표현했다. 해설사들에 대한 기강 잡기와 평가는 당연하다. 이는 문체부 운영 지침 제12조에도 엄연히 나와 있다. 나태하고 게으른 해설사들에 대한 기강을 잡는 것이 왜 갑질이고 인권 침해인가. 그것이 민주 인권도시와 무슨 상관인가. 과거 일부 해설사는 5·18을 '광주사태', 심지어는 '폭동'이라고 설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광주에는 현재 모두 65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광주의 얼굴이다. 이들이 스스로 생각을 바꾸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광주시도 국감에서 지적을 받았다고 해서 해설사들에 대한 개혁 조치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