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27>백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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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박하선의 사진풍경 27>백제의 미소
  • 입력 : 2020. 12.03(목) 13:01
  • 편집에디터
백제의 미소


바람 따라 백제의 흔적들을 찾아다니면서 충청남도 서산에 있는 마애여래삼존상 앞에 서게 되었다. 용현리 산기슭의 바위에 새겨진 이 삼존상은 섬세하기도 하지만 조각상의 미소가 일품이어서 '백제의 미소'를 대표하는 국보로 지정된 문화유산이다. 이곳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부여로 가던 행로상에 있으며, 600년경 이름 모를 석공에 의해 조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삼존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일화가 재미난다. 1959년 부여 문화재 관계자가 근처의 보원사지의 답사를 마치고 이 근방을 지나다가 나뭇꾼 한 분을 만났다. "혹 이 근방에 부처나 사람 모양을 바위에 새겨놓은 곳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부처는 모르겠고 산신령이 큰 마누라, 작은 마누라 거느리며 웃고 있는 것은 있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비바람에 의한 훼손을 막아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누각을 세워 안에 가두어 놓았었다. 하지만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훼손 정도가 더 심화되어 간다고 알려져 원 상태로 돌려 놓아 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왕국은 사라지고 없지만, 오늘도 백제 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천년의 미소가 반갑게 맞이하며 지난 날을 그립게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