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 조성 사업 민관협의체·사업 다각화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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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광주천 조성 사업 민관협의체·사업 다각화 등 필요"
'광주천을 이야기하다' 콘서트||전주천 복원에 큰 공헌 생태협||"광주천 중간조직 없어 아쉬워"||자연돌려주는 구간 추가 검토도||"단일사업 아냐… 복합적으로"
  • 입력 : 2020. 11.24(화) 17:33
  • 최황지 기자
최낙선 시민생활환경회의 상임이사(왼쪽 두번째부터), 박경희 광주전남녹색연합 습지보존위원회 위원장, 양해근 한국환경재해연구소 소장, 최현규 전주생태하천협의회 사무국장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시민 등이 24일 광주시청 무등홀에서 열린 '광주천을 이야기하다 토크콘서트'에서 광주천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방향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 했다.나건호 기자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천 아리랑문화물길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주천을 생태하천으로 탈바꿈시킨 전주 생태환경협의회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4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천을 이야기하다 토크콘서트'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전일엔컬스가 주최하고 본보와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광주시의회가 공동 주관했다.

전주 생태하천협의회 최현규 사무국장이 '전주천을 자연으로 돌려주는 구간'에 대해 이야기했고, 토론 참여자들은 광주천 적용 방안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자들은 △광주천 조성사업에 민관협의체 구성 △자연으로 돌려주는 구간 추가 검토 필요 △사업 다각화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중간조직 필수적"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전주천을 주목한 이유는 전주천이 '성공적인 생태하천'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주천은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을 포함해 고라니, 늦반딧불이, 호랑나비가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복원됐다. 이 성공에는 전주천의 효율적인 하천 유지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민관 협력협의체인 전주생태하천협의회가 주체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최현규 사무국장도 생태하천 복원에 관한 문제는 온 세대에게 중요한 일인 만큼 협의체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를 살고 있는 세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미래의 세대들이 생각하는 생태하천은 다른 모습이다"며 "세대 간의 이야기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최근 광주천 아리랑물길사업을 시작한 광주는 민관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지 않다. 토론자들도 아쉬움으로 꼽은 대목이다.

한국환경재해연구소 양해근 소장은 "전주천 사례를 통해 광주가 배울 수 있는 점은 생태하천협의회라고 생각한다"며 "하천 관리, 복원, 모니터링을 조직 내에서 원만히 수행하고 주요 쟁점들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시민생활환경회의 최낙선 상임이사도 "전주생태환경협처럼 광주도 하천네트워크라고 하는 중간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 조직과 달리 20~30년 후를 내다보고 광주천을 운영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1월 국가하천으로 승격한 광주천인 만큼 협의체 구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도 오갔다. 최현규 국장은 "(국가하천 승격이) 광주천에게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라며 "지방하천은 지자체가 결정만 하면 되는데 국가하천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관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광주에 민원을 넣었지만 광주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 황당해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국토부는 대화하기가 어렵다. 하루 속히 협의 테이블을 만들어서 국토부를 테이블로 나오라고 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자연구간, 복개 복원 검토해야

최현규 국장은 '자연으로 돌려주는 구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주천은 늦반딧불이, 호랑나비의 서식처와 수달 보금자리를 만들어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하천을 복원했다.

최 국장은 "광주천도 생물 키워드를 중심으로 복원하는 작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천 아리랑물길사업에도 '자연으로 돌려주는 구간' 관련 사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400m에 달하는 하천 동·식물을 위한 전용공간으로 영산강 합류점에서 치평교 구간에 억새 등을 식재, 사람의 접근을 막고 돌무더기·솟대 등을 설치해 동·식물의 활동 터전을 만드는 공간이다.

의견은 분분했다. 최낙선 상임이사는 광주천 복원사업 중 자연으로 돌려주는 구간이 협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심하천이지만 가능하면 자연 공간을 늘려야 한다"며 "하천의 좌안 우안 중 중 짧은 구간을 자연에 돌려줘야 하고 이런 공간이 무등산과 연계돼 지속가능한 광주천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습지보존위원회 박경희 위원장은 생태하천 복원의 출발점은 '복개하천 복원'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생태하천 복원은 복개하천 복원이다. 광주천 조성사업을 통해 시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며 "이미 하류는 폐천된 하천이 많지만 상류 부분에는 증심사천이 있는 상류 구간을 중심으로 복개 복원이 가능하다. 예산이 적게 드는 부분, 주민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천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이제 첫발을 뗀 광주천 아리랑물길사업에 관련한 아쉬운 점도 자유롭게 오갔다. 특히 광주천을 단일한 복원사업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양해근 소장은 "광주천 아리랑물길사업은 이제 첫발을 뗐다고 보여진다"며 "그러나 광주천은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리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광주의 다른 계획사업과 더불어져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낙선 상임이사도 단기간에 광주천 조성사업이 이뤄지는 일이 아닌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차근차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 이사는 "광주천의 수질 악화의 원인은 복개 때문이다"며 "외부에서 물을 끌어오는 것과 내부에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은 다르다"면서 "빗물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논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박경희 위원장은 광주천의 수질 개선과 수량확보를 해결하기 위해선 광주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광주천에 깨끗한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선 광주천이 아닌 광주의 물순환 구조를 봐야 한다"며 "광주천 조성사업이 제4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오는 것인데 광주천 내에서 지하수 수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등 내부적으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연구들이 복합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