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문화, 전남 대표 뿌리역사로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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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문화, 전남 대표 뿌리역사로 거듭날까
수년간 정체… 가야보다 사업규모 작아||비전선포식·국제학술대회 등 대외활동||내년 6월 특별법 시행… 연구·정비 탄력||정비계획 건의, 국가사적 승격 등 추진
  • 입력 : 2020. 11.25(수) 16:57
  • 오선우 기자
전남도가 지난 13일 서울에서 마한역사문화 활성화를 위한 '2020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도가 수년간 계획만 무성했던 마한역사문화 활성화에 뒤늦게나마 시동을 걸었다. 연구·조사와 발굴·복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전남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 '백제 속국'으로 잊힌 역사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서기 3세기경까지 목지국을 중심으로 한강 유역과 충청·전라 지역에 분포돼 있던 54개 소국을 통칭하는 말이다.

철기가 유입되기까지 이들은 청동기의 제작과 교역을 통해 중남부 지역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남 영암을 비롯해 경기 고양·용인, 충남 부여 등지에서 청동기 거푸집이 발견돼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면서 마한은 점차 약해졌고, 3세기 후반 백제의 힘이 커지면서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의 연맹이 넘어갔다. 369년에 이르러서는 백제 근초고왕에 의해 군사적으로 복속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그러나 현재 영산강 유역에서 계속 출토되고 있는 유물 등에서 6세기에 이르기까지 전남 지역에서 마한 세력의 명맥이 유지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가야와 비교해봐도, 정부는 가야문화권사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2022년까지 33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인 반면, 영산강유역 마한역사문화권 사업에는 올해 국비 23억원이 배정된 것이 전부였다.

발굴되고 있는 유물·유적 역시 역사적·문화적으로 가치가 매우 크다. 남부지역 고대문화의 산실로서 대형 옹관, 여러 형태의 분구, 금동관, 금동신발, 백제·왜·신라·가야와의 교류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며, 영산강 유역에는 500여 개에 이르는 고분군이 존재한다.

●홍보·방안 모색 위한 포럼 개최

전남도는 마한역사문화를 널리 알리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3~15일 서울에서 '2020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잠들었던 고대해상왕국 마한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첫날에는 '고대해상왕국 마한을 품은 전남, 새로운 기상과 도약'이라는 비전선포식을 갖고,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권 마스터플랜 수립'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선포식에서는 대형옹관 재현품을 활용해 잠들었던 고대 해상왕국 마한을 깨우고 도민의 염원을 담아 옹관을 봉인하는 독특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봉인된 옹관은 전남도청에 전시해 상시 공개된다.

이튿날에는 마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홍보를 위해 '전남의 마한'과 관련된 모든 주제로 대학생 학술 및 웹툰 경진대회를 열었다. '세계 각국의 주요 문화권 보존 정비와 활용사례'를 주제로 포스터 학술발표도 진행됐다.

특히 마한사 연구에 대한 자긍심 고취와 마한사 전문 연구자 양성을 위해 도내 역사·고고학과 대학생 30명을 선발해 SNS 홍보활동과 행사에 참여토록 했으며, 이 중 우수 서포터즈를 선발해 표창한다.

●마한역사문화 알리기 적극 나서

전남도는 그간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지지부진했던 활성화 사업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연구·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마한이 포함돼 내년 6월 시행을 앞두면서 마한문화역사 활성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특별법은 역사문화권별 문화유산을 연구조사 및 발굴·복원해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육성하는 등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비사업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도내 11개 시·군(광주·목포·나주·영암·함평·화순·장흥·담양·신안·해남) 및 8개 유관기관과 마한문화권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현안사업에 공동대응하고 있다.

각 시‧군에서 개최하는 '마한 축제'를 통합해 대규모 체계적인 지역 대표 행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해 통합에 필요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통합 방향 및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안정적인 국비 확보를 위해 문화재청에 정책건의하기 위한 마한역사문화권 정비기본계획을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해 수립 중이며, 영암 내동리 쌍무덤 등 3년간 10개소를 국가사적으로 승격시킨다는 계획이다.

12월에는 마한사의 국내‧외 연구기반 확대를 위한 종합적 자료를 제공하고, 마한문화 관광콘텐츠 개발의 원천자료로서 활용하기 위한 '마한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전남도 문화자원과 관계자는 "올해 준비 단계를 거쳐 내년부터 마한역사문화 활성화를 위한 사업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마한역사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 전남의 대표 문화관광자원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