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안전대책 세웠는데…광양제철소 또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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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1조 안전대책 세웠는데…광양제철소 또 사고
24일 작업자 3명 사망||잊을만하면 '꽝' 불안 가중||
  • 입력 : 2020. 11.25(수) 16:29
  • 김진영 기자
24일 오후 4시2분께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산소 배관에서 산소가 새어 나오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주변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숨졌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명의 사상자를 낸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폭발사고다.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당시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4명이 목숨을 잃자 안전분야에 3년간 1조를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사고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포스코는 25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소방당국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4시 2분께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선·제강 공장 사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선·제강 공장 사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들은 케이블 설치 작업 중이었으며, 산소 배관에서 균열로 고압산소가 새어 나오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후 4시 24분쯤 자체 소방대를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지만, 작업자 2명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소방대원들이 2시간 동안 수색한 끝에 숨진 작업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25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제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직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광양제철소는 "우리의 일터 현장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사죄했다.

이어 "사고대책반을 설치해,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광양제철소에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페로망간공장 인근에서 시험 발전 설비가 폭발과 함께 불이 나 포스코 시험연구소 연구원과 기술자 등 5명이 다쳤다.

같은 해 7월는 세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11일에는 포항제철소 직원이 숨졌고, 15일에는 협력사 직원이 10m 아래로 추락해 크게 다졌다. 정전 사고도 발생했다. 5만6000톤 쇳물 생산이 멈춰섰다.

6월엔 염산 2만1000L를 싣고 포항제철소 제2문으로 들어가던 탱크로리에서 염산 약 300L가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같은 달 수소 폭발사고로 외주업체 노동자 1명이 숨지는 등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8년 산소공장 사고로 외주업체 직원 4명이 사망하자 안전 관련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포스코는 2018년부터 3년간 안전 관련 분야에 1조10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노사와 협력사가 모두 참여하는 안전혁신 비상 태스크포스(TF)를 발족, 올 7월엔 현장 근무자의 신체 이상이 감지되면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는 스마트워치도 도입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엔 최초로 '사내 안전대회'까지 개최하며 사고 방지를 다짐했지만, 백약이 무효가 됐다.

광양환경운동연합 백양국 사무국장은 "광양제철소가 세워진 지 40여년 가까이 되다 보니 노후화된 설비로 인해 반복된 사고로 이어지게 된 측면이 있다"며 "발전소 내 사고는 인근 주민들의 안전문제에도 영향을 끼치는 까닭에 행정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이를 감독해야 할 행정 당국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광양제철소 내 사고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광양제철소 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포스코에서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행정당국이 주도해 개입하는 것"이라며 "최근 발생한 사고의 경우 포스코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행정당국에서는)별도로 개입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