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한 아이 모습 속에 담긴 인간 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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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천진한 아이 모습 속에 담긴 인간 군상
예술공간 집, 손연우 개인전 ' Pure Evill'||12월1일부터 10일까지
  • 입력 : 2020. 11.30(월) 16:23
  • 박상지 기자

손연우 작 '해줄 수 없는 일'

아이의 모습과 동화 같은 화면으로 '인간'에 대해 고찰해가는 작가 손연우의 개인전이 12월1일부터 10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열린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과 알록달록한 색으로 가득한 화면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뭔가 질문을 던지는 듯하고, 아이의 모습 안에 담겨진 또 다른 모습들이 궁금해진다.

손 작가는 우리 모두가 관계를 맺어가는 수많은 인간 군상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겁지만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무겁지 않고 경쾌하다. 나의 모습과 타인의 모습, 우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자신의 질문들을 대입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작품에 비추어진 인간의 모습은 7대 죄악 중 교만, 인색, 시기질투, 분노, 탐욕, 나태를 행하는 인간의 표본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며 이러한 악의 감정들은 자연스레 우리 마음 안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사회 속 인간들은 이러한 감정들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고 상처를 받지만 도리어 이런 과정을 통해 유연하게 다듬어지고 성숙해진다. 그렇기에 작가는 인간이야말로 순수한 악의 감정들을 지닌 죄악의 산물이라 보고 이를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단순히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닌 어린아이처럼 세상과 마주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작품에 대해 소나영 기획자는 "손연우의 'pure evil-순수악' 연작은 성악설에 근거해 인간 본성을 풀어내고 있다"며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보통 순수했던 시절을 상상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어린아이의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인간 본성에 집중한다. '악'이라고 해서 나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자, 인간의 본성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간'에 대한 오랜 관찰과 고찰에서 비롯된 사고들은 인간 행동과 심리 등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탐구와 함께, 인간관계에서 경험한 감정들을 위트 있게 표현한다"며 "작가의 판화에서 보이는 원색의 화려하고 밝은 색감과 단순화된 선, 평면적 구성은 그가 바라보는 이중적 인간에 대한 반어적인 어조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화를 전공한 손연우 작가는 최근에는 전통판화만을 고집하기보다는 판화기법을 결합한 다른 작업들이나 새로운 재료들도 실험중이다. 대인시장 레지던시 입주작가였으며, 지난해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인지원센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개인전 3회, 국내외 주요 기획전 및 단체전에 20여 회 참여했으며 청년작가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손연우 작 '상실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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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