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재 1.5단계를 유지하되 내달 1일부터 2주 간 시설별 방역수칙이 대폭 강화된다. 사실상 준 2단계로 거리두기가 격상되는 셈이다. 이는 12월로 넘어가는 이번 주는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치러지는데다 연말 모임이 본격화하는 등 사람들 간 접촉이 많아지는 코로나 19 확산의 중대 고비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방역 능력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설 우려가 큰 만큼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선제적인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도 생산직 직원 1명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도 높은 방역망이 체계적으로 작동해온 코로나19 청정지역에서도 이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환자 병상 등 의료 체계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근접하고 방역 역량도 고갈돼 가고 있는 터에 신규 감염자가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전국 중환자 병상 548개 가운데 중증환자가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은 64개뿐이다. 광주는 2개뿐이고 전남은 현재 단 한 개의 병상도 남아 있지 않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만이 능사가 아니지만 최근 며칠간 식당, 카페, 사우나, 댄스교습 학원, 실내 체육 시설, 지역 소모임 등 생활 영역 곳곳에서 감염자가 쏟아져나오는 현실에서 시민 각자의 양식에 맡기는 대처에는 분명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실제 이런 조치 말고는 감염을 차단할 뾰족한 수가 없는 현실이다. 거리두기 강도를 높일 경우 빠른 시일 내 일시적으로나마 감염자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의료진과 의료 및 방역 체계가 한숨 돌리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