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28>吉林省 유하현 태평천향 集安屯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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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박하선의 사진풍경 28>吉林省 유하현 태평천향 集安屯 고인돌
  • 입력 : 2020. 12.17(목) 11:11
  • 편집에디터
吉林省 유하현 태평천향 集安屯 고인돌
간밤에 눈이 내렸다. 확실한 방향도 모른 채 비탈길을 힘들게 올랐다. 칼바람이 드세 지는가 싶던 그때였다. 잡목 사이로 찾고 있던 고인돌이 눈에 띄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마주한 그 고인돌은 만주 일원에 흩어져 있는 다른 고인돌에 비해 그 규모는 작았지만 아담한 돌집을 연상케 했다. 주인이 떠나버린 지 오래인 듯한 돌집 형태의 고인돌. 외로움에 지친 모습이라고나 할까. 2천년, 3천년,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을 삭히면서 내가 오기를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촬영 장비를 내려놓고 숙연한 마음으로 고인돌의 덮개석을 어루만지면서 나는 느낄 수가 있었다. 왜 이리 늦었냐고 하면서 고인돌이 흐느끼고 있다는 것을... 나도 눈물이 났다. 그냥 눈물이 난 것이다. 그래, 너무 늦게 찾아온 것을 사죄하는 것으로 눈물이라도 흘려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곳이 정녕 전생의 내 무덤자리라도 되는 걸까. 아니면 아주 먼 옛날의 내 사랑하던 사람들의.... 그래서 이토록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나를 불러들였던 것인가. 지치고 지친 몸이건만 순간 모든 피곤함을 잊게 하면서 이 고인돌과 나, 둘만의 조우에 칼바람조차도 순간 숨을 죽이고 있었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