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일상에서 발견한 광주의 현재와 추억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미술
변해버린 일상에서 발견한 광주의 현재와 추억
광주신세계갤러리, 11일부터 '또 다른 광주'전||김영태, 박일구, 이이남, 하루K 등 지역작가 참여||사진, 회화, 영상 등 작품 30점에 광주의 과거와 현재 담아
  • 입력 : 2020. 12.09(수) 16:39
  • 박상지 기자

김영태 작 '식당풍경-산들밭'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자유롭게 해외로 출국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이 됐고, 국내 이동조차 목적지의 상황을 살펴야 한다. 동료와 커피 한잔, 밥 한 끼를 같이 하려해도 수많은 위험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유로웠던 과거를 향한 그리움이 짙어지는 이유다. 코로나19가 야속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작은 도시에서는 더욱 그렇다. 활동범위가 좁아지면서 도시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도시 안을 샅샅이 뒤져보는 기회가 많아졌다. 예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의 광주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11일부터 내년 1월19일까지 진행되는 연말기획전 '또 다른 광주'엔 무심코 지나쳤던 광주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이 담겨있다. 답답하고 불편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어볼 수 있는 자리다.

김영태, 김자이, 노여운, 박인선, 박일구, 안희정, 양나희, 이세현, 이이남, 임남진, 정승원, 조정태, 하루.K 등 13명의 지역작가들이 '광주'를 주제로 각자의 기억을 화폭과 필름, 영상 안에 유감없이 풀어놓았다.

'찬란한 햇빛'으로 표현되는 번영의 고장 '광주(光州)'라는 지명은 백제 때는 무진주(武珍州)로, 남북국시대에는 무주(武州)로 불리다 고려시대 이르러 공식 명칭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혼용과 병칭을 거듭하다, 19세기 도청소재지로 발돋움하고, 20세기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20년대 광주천에 제방이 축조되고 주변에 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양동시장은 전남 최대 전통시장으로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1930년 개통된 남광주역(구 신광주역)은 광주 시내 주요 역으로 성장했으나, 2000년 경전선 광주 시외 이설로 폐역 됐다. 1980년대 구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은 우리 모두의 가슴 깊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갔다. 지금은 세대 별로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는 지산동과 동명동에서 양림동과 월산동까지 광주의 오래된 골목 여기저기엔 추억이 묻어있다.

참여작가들이 풀어낸 이야기들은 그림을 사랑한 골목식당에서부터 눈 내리던 날 골목의 정취, 깊은 밤 건물 사이 보름달의 시정까지 다채롭다. 광주의 다양한 풍경에 담긴 정서와 문화, 그리고 진산(鎭山) 무등산의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도심 속에서 생활하는 소박한 도시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광주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광주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 내가 몰랐던 또 다른 광주의 모습은 무엇이 있을까? 매일 새로운 기준에 도전하며 일상을 보낸 2020년 우리의 광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등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이라며 "사진을 통해 광주를 기록하고, 회화와 영상작품으로 광주의 감성을 표현한 열세 명의 작가 시선으로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광주를 돌아보며 올 한 해를 반추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일구 작 '남광주역'

하루.K 작 '행복한미래'

이이남 작 '다시 태어나는 무등의 빛'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