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쌓이고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5·18 사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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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쌓이고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5·18 사적지
광주·전남 및 전국 사적지 대부분 관리부실||김향득 “오월 사적지는 현장성 뛰어난 공간||“관리 위해 전문성 가진 해설사 배치해야”
  • 입력 : 2020. 12.10(목) 16:36
  • 김해나 기자

15여년간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를 사진에 담고 있는 김향득 사진작가는 사적지 관리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총 일곱 번째 전시를 개최한 김 작가는 첫 전시에서 사적지 사진전을 선보이고 약 7년 만에 사적지를 다룬 전시를 다시 하게 됐지만 답답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김 작가는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점이 없다. 사적지 앞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글자가 훼손돼 있는 등 관리가 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고 말했다.

그는 "벌초도 안 되어있고 잡풀만 무덤가에 자라고 있는 초라한 5·18 옛 묘지를 보면서 너무 쓸쓸해 보였다"며 "사적지 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사적지는 현장성이 가장 뛰어난, 그 당시의 상황을 잘 아는 공간"이라며 "사적지는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왜 이곳에 있는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또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 시민 쉼터로 조성된 오월걸상의 상태도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청에 조성된 오월걸상은 대체로 관리가 잘 되고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면서도 "서울 명동성당이나 부산 롯데백화점 본점 앞의 오월걸상은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기도 했다. 주차장으로 바뀌어 사적지가 없어진 예도 있어 사진 작품에 담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떤 사적지는 공사로 인해 인근으로 이전됐지만, 담당 공무원조차 위치 파악을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5·18 사적지(현장)이 광주·전남 곳곳에 있어도 정작 필요한 사적지 전문가는 없다"며 "각 사적지를 관리하는 해설사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