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속 우리는 자연과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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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공동체 속 우리는 자연과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
하정웅미술관, 내년 3월31일까지 '생태조감도'전||김신윤주, 김안나, 문선희, 박소연 참여||자연, 사회의 연결망 담은 설치,영상 등 20여점 선봬
  • 입력 : 2020. 12.14(월) 16:10
  • 박상지 기자

김신윤주 작 'HEART1'

랜선전시와 공연 등 코로나19가 예술계에 가져다 준 변화는 다양하다. 변화는 작업소재에 있어서도 읽을 수가 있는데, 최근 전 세계가 자연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촌 생태와 환경과 기후에 관심 등 시대상을 담은 소재들은 최근 미술계에서 대표적인 작업대상이 되고있다. 최근 미술계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한데 전시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분관 하정웅미술관 2층에서 '생태조감도'전을 2021년 3월 31일까지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광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김신윤주, 김안나, 문선희, 박소연 등 네 명의 작가가 설치, 영상, 사진, 회화 등 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특히 이들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생태계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과 사회의 생태, 다양성이 더 풍부하게 증대되는 마음의 생태, 그리고 다름의 특이점들이 서로 연결된 공동체의 연결망 속에서 생태 등에 대해서 고민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생태는 인간의 둘레환경으로서의 환경의 의미라기보다는 생명, 사물, 자연, 인간 등이 연결망을 형성해서 어우러진 형태이다. 도미노처럼 연결된 일련의 과정 속에 있는 코로나 사태는 생태의 부조화가 불러온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의 문제는 인류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며 우리의 삶 속 가까이에 와 있다. 생태 문제는 인류의 지속적 관심 대상이었으나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에게 생태에 대해 각성을 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전시는 생명이 살아가는 다양한 상태, 자연과 사회 안에서 생겨나는 연결망 등 자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 등에 대해 인식하고 고민할 기회를 제공한다.

먼저 김신윤주 작가는 사회적 쟁점에 대한 공적 인식을 고취시키는 공공프로젝트를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사진 등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실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은 각자의 위치에서 세상의 모든 존재와 서로 연결돼 사회 생태로 확장된 의미를 담아 여러 가지 사회적 쟁점들을 주제로 각 사회의 구성원들과 제작한 '마음 조각' 퀼트들을 연결해 보여준다.

김안나 작가는 멀티미디어를 통해 여러 매체를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작품 '숨'은 가상공간이다. 이 작품은 실제 숲속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업을 했으며 바깥의 기후와 대기오염 농도에 따라 반응하여 새로운 이미지와 화면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현재 생존을 위협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문제와 함께 인간과 자연 또는 인간과 인간의 상호 관계하는 연결망에 대한 다의적 의미를 내포한다.

문선희 작가는 현대사회 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고민 등의 간결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사진작품으로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고라니를 주제로 한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흑백 졸업 앨범의 형식을 차용한 고라니 초상사진 연작으로 각 개체의 고유성을 담백하게 드러낸다. 관객을 정면에서 응시하는 사진 속의 고라니들은 포획과 로드킬로 인해 엄마를 잃은 새끼들로, 그들의 표정과 눈빛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와 '가해'의 프레임이 내포한 부조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박소연 작가은 식물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이다. 서로 어우러지며 공존한 건강한 생태를 보여주듯 그의 작품은 이질적인 것들이 함께 모여 다채로운 감각을 품으며 조화로운 화면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은 몇몇 식물에 국한되지만 확장되어 우리주변의 흔하고 친숙한 자연의 생태를 되돌아보며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겪고 있는 우리 인류, 예술가들이 세계의 중심이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점을 자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뜻깊다"면서 "전시작품과 함께 건강한 생태 문화의 가치를 조감해 보고 개인의 삶과 사회적 관계망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며 새로운 방식과 대안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안나 작 'Breath 숨, 2020'

문선희 작 '라니04'

박소연 작 '비타민나무, 2020'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