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GIST인공지능대학원장> '다이내믹 코리아' 잠재력으로 디지털전환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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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GIST인공지능대학원장> '다이내믹 코리아' 잠재력으로 디지털전환 이뤄야
새해특집 - 포스트코로나 원년 삶과 길을 묻다||■김종원 GIST인공지능대학원장||4차산업혁명은 판이 뒤집히는 커다란 변화||변화와 융합으로 ‘뉴 노멀’ 일상화 준비해야||광주·전남은 에너지·사람중심 혁신이 유망||협업 통한 다학제 융합 과학기술 개발 필요
  • 입력 : 2021. 01.03(일) 13:22
  • 이용환 기자

코로나19가 발견된 지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우리가 몰랐던 작은 바이러스에 불과했던 코로나19는 그러나 지구상에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후폭풍을 불러왔다. 한국 사회에도 최악의 충격을 던졌다. 성장지상주의나 물질만능주의 등 현대사회를 지배하던 가치마저 뿌리채 흔들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원년으로 기록될 2021년, 과학계의 전문가를 찾아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해왔던 '올드 노멀'에서 벗어나 미래를 주도할 '뉴 노멀' 시대의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원년으로 기록될 2021년, 김종원 GIST 인공지능대학원장이 미래를 주도할 '뉴 노멀'과 4차산업혁명의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래픽=최홍은

"함께 모이고 융합시켜 새롭게 변모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원년이 될 2021년 새해, 뉴 노멀의 일상화를 앞두고 광주과학기술원 김종원 인공지능대학원장은 변화와 융합을 강조했다. 사람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이 미래 도시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생산하는 '살아있는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도구로 융합시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초래할 '판이 뒤집히는 커다란 변동'에 대해서도 그는 다이내믹코리아의 잠재력으로 '스마트(현명)하고 그린(자연친화/지속형)하게' 완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가 실속을 차리기 위해서는 자동차, 헬스케어, 에너지, 문화 분야로 특화한 데이터-인공지능의 결합을 선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GIST 인공지능대학원을 소개해 달라.

△교육·연구·창업을 하나로 연결해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0월에 신설됐다. 지난해부터 50명 수준의 석·박사 통합 신입생을 매년 선발해 4~5년에 걸쳐 박사급 인재로 키워내는 숙제를 맡고 있다. 특히 GIST와 산·학·관·연이 열린 협력의 공간에서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배우고, 경험하고, 성숙하도록 인프라와 프로그램 등 기초를 다지고 있다. 오는 2023년 AI집적단지가 입주하면 광주와 장성에 걸친 첨단3지구는 인공지능융합 생태계의 주축이 될 것이다.

-올해는 포스트코로나 원년으로 기억될 것 같다. 뉴 노멀의 일상화 시대 과학의 가치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과학기술의 가치는 그 시대에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조금씩 만들어 진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사람들의 삶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와 기후변화 등 다양하고 커다란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과학기술 전문성들이 '함께 모이고 융화되어 새롭게 변모'하도록 공동으로 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뉴 노멀의 시대에는 올드 노멀에서 보지 못했던 다학제 융합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광주시가 올해 인공지능 중심 글로벌 선도도시를 꿈꾸고 있다.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사람중심 인공지능 기술은 미래 도시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데이터-인공지능'을 엮어내는 DNA(Data-Network-AI) 구도에 따라 지역특성에 맞는 광주형 디지털전환을 꿈꾸면서 도시의 기반을 지속적으로 바꿔야 한다. 스마트-그린 도시 비전에 맞춘 ICT(정보통신기술) 역량강화를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바탕을 다지는 준비도 진행해야 한다. 피라미드 형태를 뒤집은 역삼각형 구도의 '거꾸로 프레임워크 형상'에 맞춰서 공유인프라와 공통플랫폼을 도시전반에 걸쳐 구축하고 확산시키는 대전환이다. 오는 2023년부터 본격 가동될 AI집적단지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문화 등 지역특화 산업별로 인공지능융합 생태계를 구축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거는 일도 시급하다.

-인공지능이 일반에게는 생소하다. 이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인공지능은 사람을 대신하는 지능형 컴퓨팅 기술이다. 수치계산을 빠르게 하는 컴퓨터가 언젠가 사람보다 더 뛰어나게 일하게 될 것으로 희망하면서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1970년대 전문가 시스템으로, 1990년대 인간 두뇌의 신경망이 네트워킹하는 원리를 시도하면서 두 번의 여름이 왔는데 2010년 이후로 수백 층의 섬세한 딥뉴럴-네트워크(Deep Neural Network)를 만들어서 인간의 학습과 추론 방식을 모방하는 세번째 여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금은 높은 정확도로 인식하는 AI 스피커 기술, 사람과 사물을 구분해서 찾아주는 AI 영상 기술 등이 최신 컴퓨팅 자원의 도움을 받아 학습과 추론을 반복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성숙한 상태는 아니다. 알파고로 명성을 떨친 인공지능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해서 바둑, 게임, 단백질 분석 등으로 커지고 있는 제한적인 기술이다. 조만간 걸음마가 뜀발질로 바뀌면서 디지털전환의 핵심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능성에 주목해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를 국가 차원의 중요 과제로 선정하고,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제조공장, 자율차 등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인공지능중심 선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할도 클 것 같다.

△당연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생산하는 '살아있는(Live)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도구들로 융합해 똑똑한 서비스 창출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산·학·관·연의 오픈협력의 중심에 시민 모두를 앉힌 상태에서 DNA 구도에 맞춰 살아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생태계를 채워가야 한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데이터—인공지능의 연결고리의 완성을 통해 인공지능중심 선도도시가 천천히 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4차산업혁명이 가져오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이 초래할 '판이 뒤집히는 커다란 변동'에는 미래지속경제사회를 위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있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전환을 '스마트(현명)하고 그린(자연친화/지속형)하게' 완성하는 것이다. 혁명 수준의 전환은 기존 규칙을 파괴하는 혼돈과 많은 어려움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이것을 '다이내믹코리아(Dynamic Korea)의 잠재력'으로 선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삶의 지속을 위한 과학기술과 산업경제 경쟁력의 핵심에 '데이터-인공지능'을 엮어내는 소위 DNA(Data-Network-AI) 역량이 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중요한 삶의 대상을 스마트-그린으로 조금씩 바꿔내는 변화들이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한국형 뉴딜 정책 등과 만나서 10년 이상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지금은 창의성이 대세다. 21세기형 인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나.

△21세기형 인재는 인간중심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공학+수학에 예술까지 균형있게 융합하고 실증적으로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대화하는 언어와 소프트웨어를 짜는 언어를 모두 자연스럽게 구사하면서 대면/비대면으로 연결된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산과 소비 공간을 지속적으로 고쳐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독창적이면서 조화로운' 리더형 인재라면 더 좋을 것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광주시와 전남도의 고민이 깊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9년 인공지능국가전략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판을 짜서 움직이고 있다. 이런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광주와 전남의 접점에 위치한 인공지능산업융합집적단지(AI집적단지)가 2020년 착수됐다. 인공지능 선도국의 하나인 캐나다의 사례를 살펴보면, 따로따로 흩어놓기보다는 하나로 집중시킨 생태계를 통해 서로 협업하면서 성장해야 한다. 광주와 전남도 AI집적단지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린 뉴딜 추진과 연계해 투자하면 추격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문화 등 지역특화 산업분야를 아우르는 인공지능융합 생태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소 5년정도 함께 발맞춰야 한다.'

-과학의 목적도 결국 인간이다. 과학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바람직한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도와주는 걸 목표하는 트리플 악셀악셀(AXEL: AI X Everything for Life)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 패러다임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그에 맞는 데이터 기술을 갖추고 이윤을 창출할 기업들이 모이고, 산·학·관·연 협력체계를 통해 생태계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자는 것이다.

-과학이 국력이라고 한다. 과학을 위한 자치단체와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광주와 전남이 우리나라 인공지능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람, 기술, 기업이 더 많이 필요하다. AI 대표도시를 표방하려면 국내 인공지능융합산업 생태계를 위한 선택과 집중 방식의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기반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수도권 및 기타 지역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실속있게 접근해야 한다. 여기서 실속의 의미는 광주가 자동차, 헬스케어, 에너지, 문화 분야로 특화해 데이터-인공지능의 결합을 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광주와 전남이 함께하면서 한전과 한전공대(가칭)를 중심으로 형성된 에너지 분야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헬스케어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 중심으로 가꿔가야 한다. 다가오는 자율자동차, 친환경 자동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자율차를 위한 가상과 실제 주행의 결합이나 자동차 내부의 전장 시스템의 사람 중심 혁신 등도 유망하다.

-광주 전남 시·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2021년은 지난 해에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변화와 이에 따른 어려움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밝은 새벽과 같은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GIST AI대학원도 인공지능의 꿈을 채워갈 리더급 인재를 양성해 가겠다. 특히 지역 대학의 AI특화 학과들과 혁신학교 개념의 인공지능사관학교들과 힘을 모으고, AI 재교육, 꿈꾸는 아이(AI) 예비창업 및 경진, 중고등학교 체험캠프 등 인공지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에도 동참하겠다.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고 땀흘리며 노력하면, '데이터-인공지능'의 결합이 광주·전남 시민들의 삶에 천천히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를 꾸준하게 지속하여 2021년을 시작으로 광주·전남이 '함께 꿈을 꾸면서 우리를 위한 문화도시,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탈바꿈'하기를 기원한다. 글·사진=이용환 기자

코로나19가 발견된 지 1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작은 바이러스에 불과했던 코로나19는 그러나 지구상에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후폭풍을 불러왔고 한국 사회에도 최악의 충격을 던졌습니다. 성장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등 현대사회를 지배하던 가치마저 뿌리채 흔들고 있습니다. 포스트코로나 원년으로 기록될 2021년, 과학계의 전문가를 찾아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해왔던 '올드 노멀'에서 벗어나 미래를 주도할 '뉴 노멀' 시대의 미래를 들어봤습니다.

◇김종원 GIST 인공지능대학원장 약력

△경북 상주 출생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공학박사 △국가슈퍼컴퓨팅 실무위원회 위원 △미래인터넷포럼 의장 △MEC포럼 운영위원장 △APAN 네트워킹 협의체 기술분야 의장 △현 GIST 인공지능대학원장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