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젖소'(Solar 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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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태양광 젖소'(Solar Cow)
  • 입력 : 2020. 12.28(월) 14:54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20년은 '코로나의 해'로 기억될 듯 싶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코로나에 따른 국경 봉쇄, 이동제한은 재정여건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식량난 등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UN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일자리 감소, 무역 축소 등으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빈곤율이 급증해 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극빈층 인구가 7100만명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아프리카 저소득국은 식량문제 뿐만 아니라 에너지 부족, 열악한 교육여건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의 한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아이들의 등교율을 높이고, 전기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광 회사 요크의 '솔라 카우'(Solar Cow)가 주인공이다. 솔라 카우는 젖소를 형상화한 태양광 충전시스템이다. 젖소의 등엔 태양광 패널이, 배 쪽에는 우유병 모양의 보조배터리를 꽂을 수 있는 충전기가 있다. 2018년 아프리카 케냐의 오지 마을 포콧의 한 학교에 처음 등장했다. 이 학교 아이들은 등교하자마자 보조배터리를 솔라 카우에 꽂은 뒤 충전되는 4~5시간 동안 수업을 듣는다. 수업이 끝나면 충전된 보조배터리를 들고 집으로 향한다. 배터리는 각 가정에서 전등을 켜고 휴대폰 충전 등에 요긴하게 쓰인다.

아프리카 극빈층 아이들이 학교 대신 일터로 보내지고, 부모는 휴대폰 충전을 위해 상당한 돈을 지불한다는 점에 착안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가정에 전기를 공짜로 제공해주는 것이 '솔라 카우'다.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고마운 '태양광 젖소'인 셈이다.

솔라 카우는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 생산과 에너지 비용 절약, 교육문제 해결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면서 아프리카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솔라 카우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최고 발명품 100선'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획기적인 발명품이나 아이디어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년에도 솔라 카우를 능가할 멋진 발명품이 많이 나와 세상을 보다 살기좋게 바꾸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성원 디지털콘텐츠본부장 겸 경제부장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