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가면에 새겨진 관계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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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가상가면에 새겨진 관계의 본질
독립큐레이터그룹 '오버랩' 'Reason: Face to Face'전||내년 1월 19일까지 김현돈 작가 조명
  • 입력 : 2020. 12.30(수) 15:54
  • 박상지 기자
김현돈 작가의 가상조각을 감상할 수 있는 'Reason: Face to Face'
독립큐레이터그룹 오버랩은 다종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실천하기 위해 비정기적으로 실험작품이나 예술가를 물색해왔다. '예술적 실험의 보편화'를 목표로 지난 2018년부터 오직 한점의 예술작품을 위한 실험을 선보였는데, 음악과 미술영역을 접목한 실험적인 전시로 미술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올해 오버랩의 마지막전시에서는 김현돈 작가를 조명한다. 지난 2007년 첫 개인전에서 '가상조각'을 선보였던 김 작가의 작업소재는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속에서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 적합하다. 내년 1월19일까지 광주 남구 구성로 76번안길 5-4 '오버랩'에서 열리는 올해 마지막 전시의 주제는 '리즌:페이스 투 페이스(Reason: Face to Face)'이다.

김 작가는 지난 2007년 첫 개인전 이후 현재까지 '리즌(Reason)'이라는 주제로 존재의 이유와 삶의 형태를 묻는 작업에 몰두해오고 있다. 작품발표 주기는 일반적 시간 개념과 다르지만 오랜시간 이어온 작품의 주제는 언제는 본질을 묻는 '리즌(Reason)'였다.

연구신작 '리즌:페이스 투 페이스(Reason: Face to Face)'는 브랑쿠시의 '잠자는 뮤즈(Sleeping Muse I, 1909)'에서 영감을 받아 뮤즈의 가면을 쓴 자화상 작업을 이끌어 낸다. 그러나 김현돈 작가의 뮤즈가면을 들여다보면 브랑쿠시의 뮤즈의 표정과 세상을 초월한 온화한 표정으로 사유하는 미륵불의 얼굴이 중첩돼 있다.

또한 얼굴표면은 세상의 모든 타인들의 지문으로 빚은 듯 표현하여 인간의 삶에 있어 타인과의 관계성을 드러낸다. 특히 왼쪽 눈 밑의 검은 눈물자국은 그 관계성에서 받을 수 있는 상처 혹은 슬픔의 흔적일 것이다.

가면을 투과해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머리카락이 모두 제거된 작가의 자화상을 마주한다. 머리카락은 역사적으로 인간의 성(性)이나 사회적 지위 혹은 종교나 직업적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었다. 오늘날에도 머리카락은 자신의 사고방식과 문화적 태도를 알리는 상징적인 요소로 자리한다. 이는 장식적·상징적 요소와 지위나 위치를 거세한 순수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자 한 의도로 관계성의 본질을 묻고 있다.

그는 예술작품을 비현실화(비물질화) 시켜 이를 관람하는 이들의 행위 자체를 시뮬라시옹의 하이퍼리얼로 변환시킨다. 또한 이러한 역전된 상황을 공유함으로써 관람자의 실재 행위를 다시 관람하는 대상으로 위치시킨다.

김선영 오버랩 대표는 "가상과 실재가 공존하는 본 전시를 통해 코로나 19 상황에서 제한된 영역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상상력을 확장하고, 작가가 제안한 증강조각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