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공립대안학교 '송강고' 명칭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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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 공립대안학교 '송강고' 명칭 바꿔야"
광산이씨 종친회 등 7개 단체, 전남도에 요청 ||도교육청 민원게시판에 30여 개 청원글 달려||송강 후손 "역사적 인물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 입력 : 2021. 01.06(수) 17:27
  • 양가람 기자
내년 3월 문을 여는 공립대안학교 송강고등학교의 조감도. 전남도교육청 제공
오는 3월 담양에 들어서는 전남1호 공립대안학교 '송강고'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사회에 번지고 있다.

6일 광산 이씨 종친회 등 7개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24일 '송강고'의 개명 요청문을 전남도교육청, 전남도의회, 담양군에 보냈다.

기축옥사 당시 수많은 호남의 인재가 처형 당한 내용 등을 감안, 송강 정철의 호를 대안학교 명칭으로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 것이 주된 내용이다.

앞서 본보는 지난해 11월24일 '송강 정철 딜레마에 빠진 전남 지역사회'라는 기사를 통해 전남1호 공립담양대안고등학교의 명칭이 송강 정철의 호인 '송강'으로 결정돼 3월 개교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단체는 해당 기사의 내용을 인용하며 '송강고' 명칭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요청문에서 "그의 인품 및 공직자로서의 행실이 우리의 후학들이 배우고 본받아야 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 여러 역사학자들의 연구 결과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조선 최악의 임금으로 평가 받는 선조의 재임 시기인 기축년(1589년)에 (송강 정철이) 위관의 직책을 맡아 많은 호남의 인재를 처형하고 화(禍)를 입게 했다. 그럼에도 그의 문학적 재능에 대한 평가에 가려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12월3일부터 현재까지 전남도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마당에도 송강고등학교의 명칭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30여 건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이미 명칭이 정해진 상황에서 개명 절차를 거치는 게 쉽지 않다'는 도교육청 입장에 대해 '공모 절차를 다시 밟아 전남도민 모두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명칭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강 정철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놓고 논란이 일자 정철의 후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송강 정철의 14대 후손인 정모씨는 "정철은 기축옥사 당시 위관(임금이 임명한 특임 검사)이 아니었다. 사료를 확인해 보면 안다. 기축옥사는 선조가 정철과 서인을 제거하기 위해 계획한 사건이었던 바, 선조가 잘못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철에게 칼자루를 쥐어 줬겠는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철이 기축옥사 때 전라도인을 1000명 넘게 죽였다는 내용은 터무니 없고 '사자명예훼손'이나 다름없다"면서 "그동안 송강 정철에 대한 역사적 왜곡과 폄훼 등이 많았다. 이제는 후손으로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잘못된 내용으로 조상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발생한다면 법적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