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폭설… 땅·하늘·바닷길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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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폭설… 땅·하늘·바닷길 막혔다
광주·전남 곳곳 강풍 동반한 대설특보 발효||“두시간 전에 나왔는데도”… 험난한 출근길||대중교통 이용도 어려워… 시민들 불만 폭주
  • 입력 : 2021. 01.07(목) 16:56
  • 김해나 기자

대설특보가 발효된 7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건물 앞에서 건물 관계자가 눈을 치우고 있다.

"두 시간 전에 나왔는데도 한 시간 지각이네요."

6일 밤부터 광주·전남 지역에 칼바람과 함께 폭설이 내리자 7일 아침 출근길 마비 현상이 빚어졌다. 특히 이번 폭설은 며칠전부터 예상된 상황인데다 지난주 폭설 당시 제설이 되지 않아 많은 항의가 있었던 만큼 지자체의 대비가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도로는 눈으로 마비됐고 많은 시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출근길에 임해야 했다.

●출근길 대란… 땅·하늘·바닷길 막혀

광주·전남 곳곳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일대.

흩날리는 눈발에 시야가 가려질 정도였고 차도에 녹은 눈 위로 다시 눈이 쌓였다. 그 탓인지 운행 중인 차량도 '거북이 운전'을 하는 모습이었다.

버스정류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 도착 시간과 다르게 늦어지는 버스에 다들 발만 동동 굴렀다.

손모씨는 "저번 주 폭설에 차를 가지고 나갔다가 사고가 날 뻔했다"며 "이번 주는 눈이 더 많이 온다고 해서 택시를 타려고 나왔지만, 택시조차 잡히지 않아 버스를 타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쉬지 않고 쏟아지는 눈으로 인해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3분께 광주 동구 장동교차로와 궁동 중앙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차량이 미끄러졌다. 오전 8시49분께 서구 상무주공 앞 사거리에서는 차량끼리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앞서 이날 오전 2시52분께 담양군 고서면 한 도로에서 차 한 대가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운전자 A(24)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광주·전남 일부 도로도 막혔다. 이날 오전 3시30분부터 무등로 시계탑 삼거리부터 무등산 원효사까지 7km 구간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아울러 무등산 등지를 오가는 시내버스 19개 노선도 우회 또는 단축 운행하고 있다. 장등동에서 출발하는 187번 버스는 무등산 전망대 등 일부 구간을 우회해서 운행했다. 덕흥동에서 원효사를 오가는 1187번 버스도 무등파크에서 원효사 구간을 거치지 않고 운행했다.

전남의 경우 구례·곡성·진도 등 주요 산간 도로의 교통이 통제됐다. △구례군 천은사에서 도계 군도 12호선 14km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운림산방에서 고군면 향동리(운림산방로) 1.5km △진도군 의신면 대명리조트 진입고개(송군길) 1km △곡성군 오곡면 구성리에서 죽곡면 신풍리 8km △구례군 산동에서 곡성군 고달 지방도 861호 14km △구례군 간전에서 매재도로 3km 등 6개소 등이 통제됐다.

지리산·무등산·내장산·월출산 등 지역 내 국립공원 탐방로도 출입이 제한됐다.

하늘길·바닷길도 통제됐다.

이날 오전 광주공항의 김포·제주를 오가는 왕복 항공기 8편이 취소됐다. 여수공항의 김포발 항공기 2편도 결항했다. 아울러 전남 서·남해 곳곳에 강풍·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목포·여수·완도 여객선터미널을 오가는 55항로 85척도 항구에 멈춰있다.

●제설 작업 힘쓰고 있다지만

이번 폭설과 관련 지역민들의 제설 작업에 대한 불만은 크게 치솟았다.

김영주(34) 씨는 "눈이 온다는 소식에 한 시간 일찍 차를 가지고 나왔는데도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그나마 평지는 제설 작업이 돼 있었지만 경사진 도로를 지나갈 때는 길이 녹지 않아 긴장했다. 얼마 전부터 계속 폭설 예보가 나왔는데도 제설 작업이 안 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 외에도 상당수의 지역민들이 SNS 상이나 민원게시판 등을 통해 광주지역 제설 작업 미비에 대해 성토 중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출근 시간 때 갑자기 많은 눈이 와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교통 체증 등의 혼잡이 빚어졌다"며 "이번 폭설은 지난 밤 9시부터 제설 차량을 운행했고 새벽 2시, 4시, 6시 등 총 4회 제설 작업을 해서 대비 중이다. 그레이더 등을 사용해 적설된 눈을 치울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제설 작업 미비로 인한 교통 불편 민원은 지난주보다 적다"며 "주말까지 눈이 오는 것을 대비해 항시 비상 대기 중에 있으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설특보가 발효된 7일 오후 광주 동구 대의동에서 시민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