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유진> 2021년 '전환마을'로 가득한 광주공동체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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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유진> 2021년 '전환마을'로 가득한 광주공동체 위하여
이유진 광주시 그린뉴딜총괄정책자문관
  • 입력 : 2021. 01.12(화) 14:52
  • 편집에디터
이유진 광주시 그린뉴딜총괄정책자문관
2008년 '동네에너지가 희망이다'라는 책을 썼다. 에너지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를 찾아 소개한 책인데, 당시 광주에 대한 기록을 찾아 읽었다. "빛고을 광주가 '태양에너지'로 빛난다. 광주는 2011년까지 에너지사용량을 8%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2011년 10%, 2020년 20% 줄여나갈 계획이다". 글은 광주시의 야심찬 목표를 소개하면서 김대중컨벤션센터 1MW 태양광, 신효천 그린빌리지, 조선대 바이오가스 플랜트와 수소연료전지를 소개했었다.

지금 살펴보니 광주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를 줄이기는 커녕 100만톤이 넘게 늘어났다. 2008년 광주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800만톤 수준이었는데, 2017년 기준 928만톤을 배출했다. 그리고 2021년, 광주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AI-그린 뉴딜을 통해 '2045년 에너지 자립도시'와 탄소중립을 달성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10년 전에 못 지킨 약속을 이번에는 지킬 수 있을까? 왜 우리는 10년 전 "태양의 도시", 광주를 꿈꾸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세상을 바꾼 것은 정책이 아니라 시민들의 행동이었다. 시장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어도 한결같이 행동하는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꿨다. 그렇기에 광주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 자연스러운 시민의 삶이 될 때, 우리는 흔들림 없이 탄소중립 광주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광주시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을 만들게 한 것은 시민들의 힘이었다. 지난 1년 시민들은 매주 금요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시청과 자신이 사는 구청 앞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행동에 나섰다.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광주공동체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행정과 의회, 산업계가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의 열정이 행정을 움직였다. 시민이 제안하고, 의회가 조정하며, 행정이 실행하고 시민이 주도하면서 광주를 바꾸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내가 사용하는 전기는 내가 만들어 쓰는" 에너지자립도시를 표방한다. 시민들이 마을과 지붕에 시민햇빛발전소를 만들고, 시는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산업단지, 제2순환도로에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재)광주그린에너지산업진흥원과 태양광발전 공동연구센터도 만든다. 광주시는 인공지능과 ICT, IoT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수요자원시장(DR), 태양광발전, 전력저장장치(ESS)를 결합해 가상발전소를 늘려가는 것이다.

그런데 탄소중립은 에너지만이 아니라 도시계획, 건물, 교통, 먹거리, 폐기물, 녹지 등 모든 부문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마을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실험이 벌어질 필요가 있다. 어쩌면 광주시의 역할은 시민들이 건강 돌봄에서부터 에너지, 재활용, 먹거리 등 모든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실험을 신나게 하도록 지원하는 일일 것이다. 마을 곳곳에서 전환실험이 들풀처럼 일어나고, 그 실험들로 전환마을을 만드는 것이 '에너지자립 도시, 광주'를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광주시는 파리시의 '15분' 도시처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15분 이내에 생활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촉할 수 있도록 물리적인 복합 공간을 만들고, 거기에 사회적 경제가 촘촘히 연결된 전환마을 공동체로 온실가스도 줄이고 일자리도 늘리는 모델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지난 1년동안 광주와 함께 활동하며서 시민들과 시의원이 '광주공동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어떻게 150만이나 되는 시가 '공동체'가 될 수 있나 싶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5·18이라는 고통과 아픔의 역사를 겪으면서 서로 협력하는 경험을 공유하기에 과히 '광주 공동체'라고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환마을 수백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광주공동체' 말이다. 2021년에는 10년 뒤에 결코 후회하지 않을 그리고 후회해서는 안되는, 단단한 전환을 시작하자!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