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 무단 침입 20대…"폐건물 공포 체험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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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사적지 무단 침입 20대…"폐건물 공포 체험하려고"
'사적지 23호'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 울타리 넘어||건조물침입 혐의… 잠금장치 파손·방화 등은 부인
  • 입력 : 2021. 01.14(목) 16:10
  • 김해나 기자
20대 남성 3명이 지난 4일 오전 1시40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에서 잠겨 있는 1.8m 높이의 울타리를 넘어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당시 CCTV 영상 캡처본. 광주시 제공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23호인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 건물에 무단 침입한 20대 남성 3명의 이유가 기가 막히다. 유튜브 등에서 유행하는 '폐허 공포 체험'을 하기 위해서 광주의 아픈 기억인 오월 사적지에 무단으로 들어간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입건조치하고 추가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주 서부경찰은 14일 5·18 사적지에 무단 침입한 혐의(건조물 침입 등)로 대학생 A(22)씨 등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4일 오전 1시51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에서 잠겨 있는 1.8m 높이의 울타리를 넘어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또래 대학생인 이들은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에서 '공포 체험'을 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건물 안에서 담배꽁초와 종이에 불을 붙인 흔적 등이 발견됐지만, 방화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내 방 1곳의 출입문 잠금장치 파손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의 침입 사실은 최근 5·18 40주년 기념 전시를 위해 시설 점검을 나온 광주비엔날레재단 관계자가 건물 내에서 담배꽁초 등을 발견하면서 확인됐다.

침입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5명의 남성이 포착됐으나 경찰은 실제 건물에 들어간 3명만 입건했다.

시설 관리 주체인 광주시는 각 사적지 주요 지점에 경비를 보강키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도 기본적인 경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사각지대에 카메라를 설치해뒀지만,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유감"이라며 "시설 경비 등을 추가로 보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무단 침입 시 실시간 경보음이 울리는 첨단 시스템을 사용하고 위험 지역 자동 감지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해 5·18사적지 보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