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류진창> 엄동의 노변한담 (嚴冬 爐邊閑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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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류진창> 엄동의 노변한담 (嚴冬 爐邊閑談)
류진창 수필가· ㈜와이드팜 상임고문
  • 입력 : 2021. 01.20(수) 11:03
  • 편집에디터
류진창 수필가· ㈜와이드팜 상임고문
요즘에 밀어닥친 매서운 추위는 우리가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혹독한 추위다. 봄가을은 짧아지며 여름 겨울은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현상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변화로 생긴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혹서와 폭우 그리고 겨울에는 이렇게 혹한이 온다는 것이다. 전방 고지대에는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50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추위라는 소식을 매스컴이 전한다. 시골 초등학교 등굣길에 길가 나무에 기대고 보는 소변 줄기가 그대로 얼어 붙드는 추위를 아스라이 떠 올려 보면서 그때의 추위와 지금의 추위를 생각해 본다. 고무신 나일론 양말에 허름한 기성복이 전부였으니, 그 추위를 감당해 내기는 턱없이 부족한 옷매무새다. 발가락 손가락이 동상에 얼어 터지고 귓불과 엉덩이 높은 살이 빨갛게 동상에 걸리기 직전이어서 따뜻한 방에만 들어가면 곧 얼음을 녹이는 가려움에 시 달렸던 그때의 추억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생각나는 추억이다. 밤이 되어서는 식구들이 화롯가에 빙그래 둘러앉아 묻어둔 고구마 익기를 기다린다. 아버지로부터 숨겨진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며 동지섣달의 긴긴밤을 채워 갔으니 정겨운 그 시절이 새삼 그리워진다. 요즘은 어지간한 추위에도 아무렇치 않게 넘길수 있는 향상된 체력이 있으니 문제 될것이없다. 잘먹고 잘입고 잘사는 덕분이었으리라는 생각이다. 한동안 유행이었던 수 백만원 짜리 밍크코트도 따뜻해진 겨울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추위와 관계없이 사라진 지 오래다. 아마도 몸맵시를 드러내기 위한 호사스런 패션의 영향이라고 의심한다면 넘는 생각이 될까?

작금 우리의 지구촌을 온통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미증유의 코로나19는 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일찍이 이러한 역병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신종 전염병이다. 돈이 있어도 돈을 쓸 수가 없으며 급한 일이 있어도 지구촌 어딘들 오고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자국민을 역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전염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국경을 봉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내부의 근심을 진정시키는 일이 급선무가 되고있는 것이다. 물건을 사고팔수가 없는 상황이니 국제적 교류교역은 당연히 멈출 수밖에 없는 지경에서 사가는 사람이 없으니 생산공장은 쉴 수밖에 없는 형편이 아니겠는가? 위력이 큰 신무기가 있어도 무력을 사용할 분쟁의 근거가 없어진 마당이다. 전쟁의 단초가 되는 영토의 다툼이나 종교적 이념의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충돌의 여지나 겨를이 없는 것이니 내 코가 석자라는 속담이 어울릴 것이다. 오로지 전 지구촌의 인류들은 이 전염병의 위협에 시달리며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는 것이다. 인류 생존에 심대한 위기임에는 분명한 현 상황이다. 우리는 지난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를 하여 최 단 시일내 극복했던 저력의 민족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 단단해지는 우리 국민의 우수한 민족성을 십분 발휘해야 될 때가 바로 지금이다는 생각이다. 우리 정부가 국민과 더불어 벌이는 k방역이 세계적 모범이라 하니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없다. 대한민국 국민임이 이렇게 자부스러울 수가 있겠는가? 자랑하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금방이라도 외국에 나가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디서 왔느냐 묻는 현지인에게 l'm korean 이라고 목청껏 외쳐대고 싶은 긍지를 느낀다. 이제는 국가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지닌 정책을 분명히 제시하여 온 국민이 공감하며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방역모델을 제시했으면 한다. 그래야 지처있는 국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을 드리는 길이며 희망의 비전이 될수 있다는 생각이다. 국민 모두는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하며 나를 위하는 방역임을 스스로 자각 자성하여 정부의 방역 시책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일부의 종교단체 구성원이 방역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방해하는 처사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가혹(?)한 독설을 드리지 않을 수없다. 미상불 앞이 보이지 않는 인류 최대의 위기 앞에 국론을 분열시키며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어떠한 처사든지 용납 할 수 없다는 신념이다.

국민 모두는 이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아여 확실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불우이웃 돕기에 동참하는 농어촌의 뜨거운 손길을 보면서 우리는 반드시 세계인이 놀라는 확실한 선진국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뿐이겠는가 지구촌 저편의 아프리카 대륙 오지의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며 영양 결핍으로 시들어가는 어린 생명에게 기초 영양을 보급하기 위하여 벌이는 사회적 운동과 의료기술이 부족하여 죽어가는 생명에게 의료 자원봉사에 앞장서는 단체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가 초근목피로 연명 해왔던 가난한 시절을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되돌려 생각해 본다면 얼마나 보람되며 자랑스러운 일인가? 새삼 이 추위에 느끼는 따뜻한 인정에 박수가 보내진다.



작금 운위(云謂)되고 있는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국민 통합이라는 진정성에 대의와 명분이 상당하다 해도 죄형에 대한 법정의 심판이 이제 완결되는 마당에 곧바로 사면을 논의한다는 그 자체는 어불성설이다. 국민 통합이라는 충심을 이해하기 전에 다분히 순수성에 반하는 정략적이고 정치적인 수사라는 의심을 받게 되지 않겠는가?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꼼짝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에서 민생의 문제는 밀치고 왠 사면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인가? 이 또한 국론을 분열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라면 당연히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어려워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그늘진 이웃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민생을 돌보는 것이 우선해야 된다는 말이다. 나라는 외침에 의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다는 역사의 처절한 교훈을 우리는 되새겨야 한다는 화롯가의 따뜻한 충고를 드린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