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경희> 코로나가 바꾼 뉴노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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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기고·최경희> 코로나가 바꾼 뉴노멀 패션
최경희 호남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 입력 : 2021. 01.21(목) 12:27
  • 편집에디터
최경희 호남대 교수
전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코로나 블루, 확찐자, 집콕족, 집관, 차박 등 다양한 신조어들을 만들면서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영역인 소비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일으켜 온라인 쇼핑이 선호되고, 록다운과 재택근무 등의 일상화로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라이프스타일이 우리의 새로운 일상, 즉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 화상회의, 유연근무제 등의 확산으로 일터의 변신이 가속화되었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전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패션에서도 언택트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소비 방식과 옷을 입는 방식 등 기존의 패션 방식을 벗어난 뉴노멀 패션이 대두되고 있다.

편안함과 실용성이 핵심인 이른바 '뉴노멀 패션'이 격식을 갖춰 입던 오피스룩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직장과 주거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예전의 '출근룩'으로서 다소 불편하고 딱딱한 스타일 대신에 실내와 집 근처 1마일(1.6km)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 즉 '원마일웨어' 패션이 새로운 '출근룩'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소 격식을 요구하는 화상 회의시 하반신이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하의는 추리닝을 입더라도 상반신 만을 강조한 키보드 드레싱(Keyboard Dressing) 또는 웨이스트업 스타일(Waist-up Style) 등 새로운 착장 문화가 생겨났다. 집콕 패션으로는 홈웨어류, 잠옷과 외출복의 중간쯤 되는 편안하면서도 멋을 더한 니트류, 후디, 조거 팬츠, 파자마류 등 편안함과 활용도를 갖춘 캐주얼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에서의 활동량이 크게 줄면서 자신의 면역력 향상과 건강관리를 하기 위한 홈트레이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운동과 레저를 위한 '애슬레저(athleisure)'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는 마스크를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었고, 마스크를 착용한 최신 스타일을 보이기 시작하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의 마스크 패션 트렌드에 이어 구찌, 루이비통 등이 앞다퉈서 고급 패션 마스크 생산에 나서고 있다. 원래 바이러스를 막는 의료 기능과 침묵을 의미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었던 마스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있어 패션계의 '뉴노멀'이 될 전망이다.

모든 것이 언택트, 디지털로 이루어지는 코로나 시대를 맞은 패션계는 대부분의 패션쇼를 비대면 디지털 패션위크로 모두 대체하였다. 파리 컬렉션을 상징하는 샤넬은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하였다. 밀라노 컬렉션 또한 무관중으로 진행되었고 런던 컬렉션은 실제 쇼 대신 디지털 스트리밍과 디지털 기반의 룩북으로 대체되며 50년 동안 유럽 중심으로 이어져왔던 런웨이 중심 패션위크가 크게 흔들렸다. 패션 유통에서 '비대면 소비'라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옷을 구입하는 곳이 기존의 백화점이나 가두 매장 같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온라인 패션 마켓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40대 이상 소비자들의 이커머스 활용률도 높아지면서 온라인 위주의 패션 소비 패턴은 전 연령층에 걸쳐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되었고, 실시간 방송을 통해서 상품을 보여주면서 소통하며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인 라이브커머스는 패션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2023년 8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많은 패션 기업들이 자원과 역량을 온라인 채널에 집중시키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의 론칭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에 대한 각성의 계기로 작용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로 부상되면서 패션에서도 지속가능한 의류 소비가 높아지고, 친환경 패션에 대한 지속가능한 정책 수립 또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동안 유지해온 소비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 여파로 격동의 시기 속을 겪고 있는 패션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뉴노멀을 구축하고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스케일과 속도로 변하고 있는 뉴노멀 시대 속에서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패션계를 윤리적으로 변화시켜 하루빨리 불안과 우려를 딛고 마스크를 벗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