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홍석> 뉴 노멀 시대, 인간의 원초적 본능 지속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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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홍석> 뉴 노멀 시대, 인간의 원초적 본능 지속 돼야
김홍석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장
  • 입력 : 2021. 01.19(화) 16:53
  • 편집에디터
김홍석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장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명언으로 세상에 잘 알려진 프랑스 사상가 장자크 루소1712~1778)의 한 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 요즈음의 사회상이다.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에서 '비대면'이라는 낯선 문화가 서서히 일상이 되는 새로운 문화와 질병의 팬데믹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포획, 훼손이 가져온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 무관중, 집합금지 등은 외부 활동보다는 가정중심, 자연공간 찾기, 장소와 때를 가리지않는 소규모 공연예술이라는 새로운 노멀을 만들었다. 이는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오페라를 예술의 한 형태로 확립시키는 데 공헌을 한 이탈리아의 예술가 집단인 카메라타와 중세시대 독주, 소규모 연주형태들을 떠 올리게 한다. 특히 피렌체 바르디가의 후원을 받던 작곡가, 시인, 학자, 예술 애호가 중에는 천문학자인 갈릴레이의 아버지와 시인 리누치니, 작곡가 페리, 카발리에리, 카치니 등이 참여해 문화예술과 과학을 꽃피웠다. 실내악(chamber) 활동을 통해 대규모 오페라와 오케스트라의 출현도 가져왔다.

 바이러스를 다룬 가상의 이야기처럼 바이러스 감염증 재난영화들은 당연히 허구의 세계, 가상세계라고 가볍게 넘겨 왔었다. 그러나 2020년, 이런 허구적인 영화에서나 봄직한 팬데믹 상황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 문화예술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뉴 노멀 시대, 문화예술계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지난해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총매출액은 1732억원, 개막편수는 5272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대비 44% 감소한 것이다. 국가통계 포털의 2020년도 4월~12월 집계도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8~9월 공연예술계는 전년동기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후부터는 공연예술공간이 대거 문을 닫아 공연예술계가 연말부터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공연이 최종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랜선공연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온라인 공연 콘텐츠에 대한 창작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온라인 송출 방식도 안방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고급화 되어야 한다. 시민, 예술가들이 소통하고 공유하는 다양한 플랫폼개발도 병행되어야 한다.

 팬데믹의 역사에서 문화예술계는 많은 변모를 거듭해왔다. 1347년부터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은 역설적으로 종교적인 삶에서 벗어나 개성과 이성의 세계에 다가서며 르네상스를 불러왔다. 20세기 초 발생한 스페인 독감 또한 1차 세계대전과 겹치면서 문학과 예술에서 에드바르트 뭉크를 중심으로 표현주의라는 새로운 사조로 이어졌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며 역사적 시험대에 서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속에서 문화기관은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지속과 광주라는 도시의 문화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시민들도 단순한 문화 향유자가 아닌 문화민주주의 주체로서 생활문화 생태계가 조화롭게 이루어 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화예술계 종사자의 역할도 크다. 무엇보다 팬데믹 상황이 지속된다면 시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예술을 모색해야 한다.

 다가오는 뉴 노멀 시대는 누구도 가보지 못한 힘들고 험난한 길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오랜 인류역사에서 함께한 의, 식, 주라는 문화속에서 꽃피운 예술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은 지속되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