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의 겨울 배추밭 냉해피해. 뉴시스

겨울 한파로 해남과 무안 등에서 배추 냉해피해가 심각하다. 전체 재배면적의 80~90%에서 배추 밑동이 썩고 물러져 수확을 사실상 포기해야 할 실정이다.

9일 해남군에 따르면 겨울배추 주산지인 황산면과 산이·문내면 등에서 전체 재배면적의 약 80%에 달하는 1684㏊에서 냉해피해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배추의 뿌리가 물러지면서 썩고, 속과 겉잎이 하얗게 말라 수확을 기대하기 힘든 처지다.

심지어 1월 들어 연이은 겨울한파는 배추 밑동까지 얼리고 녹이길 반복하면서 겉잎을 솎아낸 알배추마저도 피해가 심각하다.

해남에서는 지난달 5일부터 10일까지 영하의 기온을 보였다. 배추는 통상 영하 7도 이하로 내려가면 냉해피해로 이어지는데 8일에는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는 관측 이래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때로는 눈·비까지 겹쳐 피해를 키웠다.

해남군 관계자는 "배추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뿌리부터 썩어 내다 팔 수가 없다"면서 "웬만한 추위에도 배추의 속은 멀쩡한데 올 추위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무안에서도 월동배추의 냉해피해가 발생하기는 마찬가지다. 현경면과 해제·운남면 등에서 겨울배추 108㏊에 걸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평균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하면서 배추 속과 겉잎, 밑동이 얼고, 날씨가 풀리면서 물러져 썩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더라도 냉장·보관은 사실상 힘들어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무안군 관계자는 전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전체 면적의 80~90%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일부를 수확하더라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해 손을 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