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등 서식지 보호에도 '로드킬'에 개체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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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두꺼비 등 서식지 보호에도 '로드킬'에 개체수 감소
작년240→ 올 404마리 로드킬||도내 로드킬 54건→70건 증가||생태통로 23곳에 울타리 설치||“예방통로 동물친화적 접근을”
  • 입력 : 2021. 02.22(월) 15:20
  • 조진용 기자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이 두꺼비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유도울타리에 두꺼비들이 모여있다. 광양만녹색연합 제공

두꺼비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 회원들이 유도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광양시 제공

매년 2~5월 두꺼비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 회원들이 유도울타리 설치와 함께 운전자들에게 서행운전을 당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광양시 제공

무안·광주선 37.4㎞ 구간에 동물들의 이동경로 확보를 위해 '생태통로'가 설치된 모습. 한국도로공사 제공

동물들이 도로쪽으로 튀어나오는것을 방지 하기위해 설치된 유도울타리(순천·완주선 64㎞ 구간). 한국도로공사 제공

겨울잠에서 깬 두꺼비들의 생존 번식을 위한 '위대한 여정'이 로드킬로 인해 산산조각 나고 있다. 두꺼비 대표 산란지인 광양 진상면 비평저수지와 서식지인 인근 야산을 가로지르는 편도 1차 국도가 '두꺼비의 무덤'이 되고 있어서다.

다행스러운 건 수년 전 부터 해당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2~5월 사이 '두꺼비 로드킬 방지' 홍보, 유도울타리 조성 등이 이뤄지고 있다. 자자체 등 관심이 두꺼비 로드킬 피해를 줄이는데 일조했지만 두꺼비 이동을 방해하는 도로를 없애지 않는 이상 로드킬을 막을 방법이 없다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현재 로드킬 대책으로 도로변 등에 생태통로가 설치되고 있지만 생태통로가 도로개설을 위해 절단된 산 중턱, 언덕 위에 설치되면서 과연 야생동물이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지 여부는 논란거리라는 지적이다. 이에 환경단체는 로드킬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동물들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 동물 등의 잦은 출몰지에 친환적 생태통로를 만들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꺼비 로드킬 막자" 지자체 앞장

광양시 진상면 비평저수지는 두꺼비의 대표적인 산란지다. 서식지인 인근 야산에서 겨울잠에 깬 두꺼비들이 매년 2월이면 비평저수지에서 산란을 하고 5월에는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이 서식지 비평저수지 인근 야산으로 이동한다. 비평저수지 인근 야산은 두꺼비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에서 산란지까지의 이동은 험로하다. 서식지와 산란지 사이는 편도 1차로 국도가 가로막고 있어서다.

매년 산란철 두꺼비의 '로드킬'이 잇따르고 있다.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이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500여마리 성체 중 로드킬로 240마리 두꺼비가 죽었고 올해 2월 기준 1000여마리 성체 중 404마리가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 심각한 건 산란을 통해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의 로드킬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의 로드킬 피해는 숫자가 너무 많아 파악조차 어려울 만큼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5년 전부터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관심으로 그나마 로드킬 피해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산란철에 두꺼비가 도로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유도울타리 200m를 설치했다. 유도울타리 통로에서 발견된 두꺼비들을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이 직접 수거해 산란장인 비평저수지로 안전하게 옮겨 두꺼비들이 로드킬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셈이다.

광양만녹색연합 박수완 사무국장은 "유도울타리를 통해 매년 두꺼비 로드킬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었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 대비 두꺼비 개체수가 증가해 로드킬이 증가한 상황이어서 광양시와 협업해 유도울타리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획기적 대책없인 로드킬 해결 한계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의 관심과 노력으로 광양비평저수지 두꺼비의 로드킬 문제가 크게 개선됐지만 두꺼비의 안전한 생태통로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로드킬 희생은 줄지않을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두꺼비 성체의 로드킬 예방으로 올해 개체수가 1000마리 이상 늘었지만 개체수가 는 만큼, 로드킬 피해도 컸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로드킬로 죽은 두꺼비 개체수가 240마리에서 올해 404마리로 급증한 게 그 반증이다.

로드킬로 희생되는 동물은 두꺼비뿐만 아니다. 2019년 전남도내 고속도로에서 54건의 로드킬이 발생했고 2020년 70건이 발생했다. 동일 기간 고라니가 가장 많은 비중(2019년 고라니 32마리·2020년 고라니 40마리)을 차지했다. 동물들이 로드킬을 당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를 차도가 가로지르고 있어서다. 야생동물은 먹이 찾기, 번식 또는 어미를 벗어나 다른 서식지를 찾기 위해 이동을 위해 차도를 가로지르다 사고가 나게 된다.

로드킬 대책으로 국토교통부, 환경부, 한국도로공사는 생태통로를 개설하고 있다.2007년부터 광주·전남 고속도로 23곳(광주·대구선 6곳, 무안·광주선 4곳, 남새선 1곳, 순천·완주선 3곳, 영암·순천선 2곳, 서해안선 2곳, 호남선 3곳, 고창·담양선 1곳, 구 88선 1곳)에 생태통로를 설치했다.

광주·대구고속도로(광주방향) 등 1452개 구간(344.7km)에 유도 울타리도 함께 설치했다. 생태통로가 동물들이 다닐 수 있는 길목 역할을 했다면 유도 울타리는 동물들이 도로쪽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차단역할을 한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은 기존 설치된 생태통로가 재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동걸 국립생태원 생태공간팀 박사는 "사람도 왕래가 많은 구간에 횡단보도를 만든다. 멀리 돌아가게끔 만들면 민원이 발생한다.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육교형 생태통로가 비탈진 산 중턱을 연결하면 누가 이용하겠고, 지하통로도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닌곳에 설치해야 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하는 게 이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설치 시 유도울타리만 집중적으로 만들 경우 생태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어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동물 특징에 맞게 유도울타리와 생태통로를 적정비율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유도울타리와 생태통로를 형식적으로 설치하지 말고 동물들이 얼마나 이용하는지 관찰을 통해 필요한 곳에 알맞게 설치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멧돼지, 개, 멧토끼처럼 동물 크기별로 구분 지어 다양한 형태의 생태통로 조성되야한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