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제일정보중고 졸업생들 "배움엔 나이가 필요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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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 졸업생들 "배움엔 나이가 필요없죠"
초중고과정 251명 33회 졸업식
  • 입력 : 2021. 02.21(일) 16:22
  • 목포=정기찬 기자

재단법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제33회 졸업식이 진행됐다. 졸업식에는 초등학교 서경임 외 35명, 중학교 박춘호 외 122명, 고등학교 양영철 외 251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초등학교 최고령 졸업자는 하막동(80), 중학교 송금오(78) 고등학교 강연심(80)씨이며 최연소는 정준혁(24)씨다.

초등과정을 졸업하는 최고령 하막동씨는 "자식 키우면서 숙제할 때 '어머니, 아버지, 순이야' 등 몇 가지 글을 익혔다. 평생교육원에서 초등과정을 공부하게 된 것은 딸의 권유 때문"이었다며 "서울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딸이 엄마를 위해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이 있다는 걸 알고 권유해 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엄마와 딸 모녀가 동기동창 중학교 졸업장을 받아 화제가 됐다.

목포에 거주하는 박귀덕(56)씨는 딸 김현미(42)씨 모녀가 함께 입학했다. 3년간 함께 다니며 영광의 졸업장을 받게 됐다.

제주도에 살면서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김정미(61)씨도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을 마치고 졸업한다. 김씨는 졸업식에서 동문회장 상을 수상했다.

초·중·고 졸업한 뒤 78세에 대학에 진학하는 정영자 씨도 눈길을 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정영자씨는 초등학력인정 과정을 통해 목포제일정보중학교에 입학했다. 71세 영감님과 사별하고 우울해 있는 정 씨의 며느리가 권해 시작한 공부였는데, 매일 공부하면서 우울감도 사라지고 삶에 활기가 생겼다. 74세 중학교에 입학할 때는 용기가 없어 망설였다. 다행히 열심히 학업에 매진한 결과 중고등학교 4년에 걸쳐 마치고 이제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박형규 교장은 축사를 통해 "진주는 살을 에는 고통이 있어 아름다움이 더해진다.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학력의 고통 속에서 힘 든 생활을 참아내며 여기까지 왔다. 이 학교에서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난 것이 일생에 큰 행운이 다. 마지막 그날까지 항상 꿈과 목표의식을 가져달라" 고 부탁했다.

김평극 총학생회장은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처럼 학교의 어려운 현실을 통해 더욱 좋은 학교, 더욱 행복한 학교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어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20세 이상 누구나 가능하며 오전·야간반이 있으며 현재 3월 새학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문의 061-276-4947)

목포제일정보중고 졸업식. 목포제일정보중고 제공

목포=정기찬 기자 gc.j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