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스프링캠프에는 이색적인 훈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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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스프링캠프에는 이색적인 훈련이 있다
불펜에 가상 스트라이크존 설치||투수 집중력·제구력 향상 도모||내야수들은 '니 펑고' 훈련||예상치 않은 타구 수비 향상
  • 입력 : 2021. 02.23(화) 17:00
  • 최동환 기자

KIA 외국인 투수 브룩스와 멩덴이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실로 만든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KIA타이거즈 스프링캠프에 이색적인 '윌리엄스식' 훈련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불펜에는 투수들의 집중력과 제구력을 향상시킬 가상 스트라이크존 장치가 설치됐고, 수비 훈련시엔 내야수들에게 무릎을 꿇고 펑고를 받아내게 하는 훈련법을 동원하고 있다.

윌리엄스 KIA 감독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되는 2021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불펜피칭을 할 때 포수 앞에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이하 S존)을 설정해 통과율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가상의 S존은 불펜 포수석 앞 홈플레이트 위에 가로로 각각 줄을 매달았고, 세로변에 맞춰 흰색 실 두 줄을 늘어뜨려 만들어진 직사각형이다.

이는 투수들의 집중력과 제구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다. 집중력을 갖고 S존에 공을 집어넣으려 노력하다보면 제구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윌리엄스 감독의 설명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수와 투구시간도 정했다. 첫 불펜투구는 8분 30구, 두 번째는 10분 40구, 세 번째는 12분 60구다. 많이 던지기 보다는 1구를 던지더라도 집중해 S존에 넣으라는 의도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몸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다.

이날은 외국인 듀오 브룩스와 멩덴, 박준표, 이준영, 홍상삼, 고영창, 김현수, 김양수 등 8명이 네 번째 불펜투구를 했다.

브룩스와 김현수는 12분 동안 각각 38구와 27구로 가벼운 피칭을 해 S존에 18개와 16개를 넣었다. 멩덴은 48개의 공을 던져 25개를 꽂았다. 박준표는 49구 중 22개, 이준영은 50구 중 25개, 홍상삼은 51구 중 22개, 고영창은 54구 중 30개, 김양수는 60구 28개를 각각 통과시켰다.

이 훈련은 KIA투수들의 사사구 줄이기 효과를 내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는 올시즌 팀 사사구 100개 줄이기를 목표로 정했다.

KIA는 지난 시즌 볼넷 559개, 몸에 맞는 볼 70개로 총 669개의 사사구를 기록, 10개 팀 중 3번째로 많았다. 사사구가 많다 보니 팀 평균자책점도 높았다. 지난 시즌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5.13으로 8위에 머물렀다.

내야수들의 '니(knee) 펑고' 훈련도 눈에 띈다. 3루 베이스 바깥쪽 잔디 그라운드 위에 깔려진 두꺼운 수건 위에 무릎을 꿇고 펑고를 받는 방식이다.

이날은 터커와 김규성, 나주환, 황대인이 '니 펑고' 훈련에 참여했다. 이들은 상체만 이용해 윌리엄스 감독이 때린 타구를 받는 데 집중했다. 나주환은 하체를 사용하지 못해 상체 다이빙을 하며 공을 잡아내려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같은 내야 수비 훈련을 하는 이유는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을 때의 글러브 컨트롤과 밀어서 포구하는 법을 몸에 익혀 수비력 강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불규칙 바운드로 볼이 예상치 않게 날아올 때고 있다. 그럴 경우 내가 원하는 위치, 포지션까지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을 때가 있다"며 "몸을 최대한 쓰지 않고 핸들링으로 타구를 잡는 법과 포구할 때 최대한 밀어서 잡는 법 등이 훈련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캠프가 시작되면서 하체를 계속해서 많이 움직이고 있는데 이 훈련은 하체를 쉬어주면서 할 수 있어 생산성 있는 훈련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였다.

KIA 내야수들이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니 펑고' 훈련을 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