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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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광주형 내셔널트러스트
  • 입력 : 2021. 02.25(목) 17:08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무등산 자락에 있는 신양파크호텔 부지에 연립주택를 건설하려던 계획에 대한 광주시민의 반대운동이 무등산 공유화운동의 새로운 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최근 이용섭 광주시장이 "신양파크호텔 부지 공유화 범시민 운동에 적극 앞장서겠다"며 "광주시가 부지를 매입하고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광주시가 광주시민의 의견을 수용해 협치하려는 의지로 보인다.신양파크호텔 부지에 80세대 규모 연립주택을 짓기 위한 개발 절차가 추진되자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무등산 자락 자연 훼손과 난개발 우려가 있다며 저지운동에 나섰다.이어 시민사회단체, 광주광역시의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정학 협의회가 구성돼 광주시가 호텔부지를 매입해 시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활용하자는 공유화 방안을 건의했고,시가 이를 받아들였다. 호텔측도 이같은 공유화 방안에 동의했다하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광주시민의 무등산 공유화 운동을 재점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000년 50여개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무등산 공유화재단'이 출범했다. 시민 모두가 주인이 돼 무등산 자락의 아름다운 경관과 조망권을 보존하고 지키자는 취지에서였다. 재단이 그동안 시민들로부터 기부받거나 매입한 공유화 토지는 52만9682㎡(16만여평)인데, 이중 시민이 십시일반해서 낸 돈으로 평두메계곡 ,화암계곡, 화순군 이서면 일대 등 총 45만2366㎡을 사들여 보호하고 있다.하지만 시민 모금액으로 무등산권내 115.76㎢의 79%를 차지하고 있는 사유지를 사들이는 것은 한계가 있어 더 이상 진전이 없다.무등산공유화운동은 1895년 영국에서 일어난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가 출발점이다.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산업혁명 이후 자연과 문화재의 무분별하게 훼손을 막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 증여로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 자원을 확보하는 시민 환경· 문화재 보호 운동이다. 특히 1907년 '내셔널트러스트 특별법'의 제정으로 내셔널트러스트가 확보한 자연·문화유산은 시민의 유산으로서 정부의 간섭과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울뿐만 아니라 양도할수 없는 '영원한 보전'이 제도화된 것이 특징이다. 영국과 한국의 제반 여건은 다르지만 광주시민의 무등산 사랑이 남다른 점을 살려 시민이 주도해 조성한 성금으로 호텔부지를 사들여 '광주형 내셔널 트러스트' 성공 모델을 만들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