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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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려면
  • 입력 : 2021. 03.04(목) 15:46
  • 박상지 기자
세상에서 가장 멋진 토끼

김서율 | 바람의아이들 | 1만3000원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상처를 입는 건 피할 수 없다. 걷거나 뛰다 보면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기 일쑤고, 조금 과격한 놀이나 스포츠를 즐기는 아이라면 팔다리에 깁스 한번쯤은 하게 마련이다. 다행스럽게도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료가 가능할뿐더러 엄살도 피울 수 있어 아이에게는 일종의 훈장이 되기도 한다. 상처에 붙이는 알록달록한 밴드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상처가 눈에 보이지 않고 쉽사리 측정하기도 어려운 거라면. 아이들의 상처나 고통을 어른들은 얼마나 잘 알아볼 수 있을까. 아니,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얼마만큼 아픈지, 왜 아픈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는 할까. 어루만지거나 호호 불거나 캐릭터 밴드를 붙일 수 없는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회복시켜야 하는 걸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토끼'는 아이의 키나 몸무게뿐 아니라 마음이나 영혼의 성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눈여겨볼 만한 그림책이다.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나는 생채기는 대체로 어른들로부터 비롯된다. 또 그런 사실을 알아보고 어루만져주어야 하는 사람들도 결국 어른들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른들로서는 아이가 그늘을 벗도록 돕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도 쉬운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냥 알아봐주고 지켜봐주자. 아이는 아이 스스로가 가진 빛으로 그늘을 거둬낼 테니.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듯, 아이에게 필요한 일은 모든 어른들에게도 해당되는 법이다. 그늘을 짊어진 모든 사람들이 서로 서로를 위해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