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작가' 최옥수, 이번엔 광주 문화계 얼굴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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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얼굴 작가' 최옥수, 이번엔 광주 문화계 얼굴을 담다
최옥수 '얼굴사진전' 오는 26일까지 김냇과||문화계 명사 등 40여명 얼굴사진 전시
  • 입력 : 2021. 03.04(목) 16:27
  • 박상지 기자
복합문화공간에서 진행중인 최옥수 사진작가의 '얼굴' 사진전. 김냇과 제공
'나이 마흔을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나온 세월, 생각과 가치관, 마음가짐에 관한 변화가 얼굴에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다. 심리변화, 즉 마음가짐은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차이를 발생시키고 근육을 만들어 표정에 변화를 만든다고 하니, 이 말은 과학적 근거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최옥수 사진작가는 이 부분을 염두해 두고 사람들의 얼굴을 렌즈에 담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50여년의 사진인생동안 적잖은 이들의 얼굴을 포착해왔다. 서울에서 작업할 땐 연예인과 명사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필과 작품사진을 주로 찍었었고 광주에 내려와선 80~90년대 월간 금호문화를 통해 예술인들의 사진을 도맡아 찍기도 했다. 그리고 열네번의 얼굴테마전을 통해 수많은 예술인과 문화계 명사들의 얼굴을 렌즈에 담아냈다. 전시회 때마다 독특한 시선의 사진작업에 관람객들이 호응했다.

그가 이번엔 광주 문화계를 대표하는 명사들의 얼굴을 렌즈에 담아 주목을 받고있다. 오는 26일까지 복합문화공간 김냇과에서는 사진작가 최옥수씨를 초대해 문화계 명사를 포함한 일반인 40여명을 대상으로 한 '얼굴' 사진전을 진행중이다. 참여 인사는 모두 42명.

시작은 이랬다. 지인 몇몇이 프로필 사진을 희망했다. 맛집으로 유명한 황톳길 사동점에서 점심을 즐기던 이들이 한쪽에 있는 카메라와 조명판을 보고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났고 전시회로까지 확장됐다. 얼굴전의 좌장을 맡고있는 성진기 전남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이이남 미디어아티스트, 이승규 작곡가, 한희원 작가, 강운 작가 등 광주를 대표할만한 문화계 인사들이 그의 카메라 앞에 섰다.

이 외에도 상당수의 일반인들도 최 작가의 피사체가 됐다. 어떻게 할지 몰라 어색해하는 이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최 작가는 당사자도 잘 알지 못하는 표정을 건져 올렸다. 웃음이 지나간 자리의 찰나를, 표정이 바뀌는 순간의 찰나를, 사색의 순간을 최작가는 간단히 붙잡았다.

정서연씨는 "얼굴을 보란 듯이 선보이는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며 부끄러웠지만 한번 해보기로 했다고 말한다.

최 작가는 계속해서 누른 셔터의 순간 속에서 일상적으로 보여지는 것 '너머'의 것을 잡아냈다. 거기엔 피사체의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 어김없이 담겨있어 작가와 피사체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최 작가는 "카메라 앞에 서면 누구나 굳어지며 긴장하기 마련이다"며 "일단 그걸 풀어주면서 자연스런 표정을 이끌어내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대개는 오랫동안 알아왔던 지인들이 상당수였기에 촬영하는 내내 재밌었고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얼굴전의 좌장을 맡고 있는 성진기 전남대 명예교수는 "낯바닥이 부끄러워선 안된다는 어른들의 가르침이 있었다"며 "이 사진전은 예쁘고 멋진 사진을 보여주는 장이 아니라 앞으로 똑바로 살라는 채찍질이 아닌가 싶다"고 이번 사진전의 의미를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