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 속 온전히 빛나는 광주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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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대한민국 역사 속 온전히 빛나는 광주의 순간들
국립광주박물관 역사문화실 첫 선||구석기부터 조선시대까지 광주전남 역사, 2실에 걸쳐 소개||화순 대곡리 청동거울·함평 신덕고분 금동관 등 눈여겨 볼 만
  • 입력 : 2021. 03.09(화) 16:01
  • 박상지 기자

지난 8일 국립광주박물관이 첫 선을 보인 역사문화실 전경.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국립광주박물관이 지난해 말 아시아도자문화실 공개에 이어 역사문화실을 공개했다. 지난 8일 대중에 첫 선을 보인 역사문화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광주·전남의 역사를 온전히 담고있다. 역사 속 지역의 위상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중요한 인물과 사건, 문화적 특성 등을 부각했다.

국립박물관 2층에 위치한 역사문화실은 1실과 2실로 구성됐다. 1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삼한‧삼국시대까지, 2실에서는 남북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광주‧전남 역사를 다룬다.

먼저 1실에 들어가면 석기의 제작 방법에 따라 연출한 구석기시대 진열장과, 조개 팔찌나 흙인형 등의 장식품 그리고 여러 가지 생계도구와 지역 간 교역품을 모은 신석기시대 진열장이 관람객을 맞는다. 청동기시대 진열장에서는 당시의 마을 유적이나 고인돌 무덤에서 찾은 토기와 석기 그리고 청동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치해 도구의 모양이 점차 변화한 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초기철기시대 화순 대곡리유적의 정교한 청동거울과 팔주령 등(국보 제143호)은 반드시 관람해야 할 대표 전시품이다.

청동기시대와 초기철기시대의 전시품을 지나면 우리나라 최대의 복합농경유적이며 '2000년 전의 타임캡슐'이라는 별명을 가진 광주 신창동유적 출토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유적의 습지에서 출토된 칼‧활‧괭이‧따비‧칠기그릇‧신발골‧현악기‧문짝‧씨앗‧동물뼈 등 다양한 나무 유물과 토기 등을 '생계활동', '수공업', '의례'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알기 쉽게 소개한다.

이어지는 삼한‧삼국시대 영역에서는 기원후 마한~백제 단계의 토기와 고분에서 출토된 금속 유물 그리고 커다란 독널 등을 조명한다. 장고 모양 무덤인 함평 신덕고분에서 나온 금동관 조각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료다. 고대 영호남의 교류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경남에서 찾은 전남 지역 마한계 토기와 전남에서 출토된 경남 지역 가야계 토기를 비교 전시하는 진열장도 신설했다. 광주‧전남의 고대 사회가 백제의 일원으로 참여해 가는 과정은 나주 복암리유적‧광양 마로산성‧강진 월남사지 등에서 출토된 기와나 도가니 등의 유물로 설명한다.

이어지는 2실은 남북국시대의 유물로 시작된다. 구례 화엄사는 통일신라 화엄 십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9세기 무렵 화엄사 각황전에 설치됐던 '화엄석경'(돌에 새긴 대방광불화엄경) 중 일부가 국립광주박물관과 화엄사의 교류협약에 따라 장기 전시된다. 통일신라 후기의 광주‧전남은 동리산문과 가지산문 등 선종 불교가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 로비에 있었던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국보 제103호)을 2실로 옮겨, 선종 관련 문화재와 함께 소개한다.

광주‧전남의 고려시대는 불교문화가 꽃피고 지방 향리 계층이나 민중이 불교 활동에 적극 참여한 시기다. 이를 영암도기박물관 소장 '영암 성풍사지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나 '영광 입암리 매향비' 입체탁본 등으로 풀어본다. 고려 후기 진도 용장성을 무대로 한 삼별초의 대몽항쟁과 고려 말 왜구의 침략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광주‧전남의 조선시대는 성리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성리학 세계관의 확립에 기여한 필문 이선제(1390~1453)의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 이선제 묘지'(보물 제1993호)와 하서 김인후(1510~1560)의 '하서집' 등을 전시한다. 이에 더해 외세의 침략에 맞선 광주‧전남 사람들의 이야기로 임진왜란 의병, 동학농민운동, 대한제국기 의병에 대해서 주목한다. 국립나주박물관이 보관 중인 최희량(1560~1651) 장군의 <임란첩보서목>(보물 제660호), 동학의 교리를 담은 '동경대전', 대한제국 시기의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의 '매천집' 등이 주요 전시품이다.

조선시대 전시 공간의 마지막 부분은 공재 윤두서 이래 광주‧전남에 뿌리내린 남종문인화 작품들이 장식한다. 특히 역사문화실 공개를 기념해 공재 윤두서(1668~1715)가 그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심득경 초상'(보물 제1488호)이 3개월 간 전시될 예정이다.

이수미 관장은,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 1년 여 동안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광주‧전남의 사람과 문화가 온전히 빛나던 시간들을 담아내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광주박물관의 역사문화실이 광주‧전남의 풍성한 이야기를 전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금동아미타여래좌상

장흥 보림사 사리장엄구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