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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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광주의 노래
  • 입력 : 2021. 03.16(화) 16:34
  • 이용규 기자
한국가요사에 '목포의 눈물', '이별의 부산 정거장', '서울의 찬가' 등 지명이 들어간 노래가 많다. 히트곡도 상당하다. 하지만 광주를 대표하는 노래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국악을 비롯해 우리나라 노래에서 광주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함평천지 늙은 몸으로~' 시작되는 판소리 단가 '호남가'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신재효(1812-1884)의 사설집에도 그 가사가 있고, 임방울(1904-1961)이 녹음한 호남가 음반은 당시 베스트셀러였다.

대중가요에서는 1956년 야인초 작사, 이정화 작곡, 오경환·차은희가 부른 '달려라 유람마차'다. 가사 내용에 전라도 사투리가 있어 정겹다.

초록포장 둘러치고 향마차 달린다/피난살이 입장 곤란 평안북도요/ 광주 고향 십년만에 간당께로 전라도/함경도다 강원도다 황해도다 충청도다/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랄 랄라라라

1949년 시승격 이후 광주를 소재로 한 무등산, 수박, 딸기, 증심사, 충장로, 극락강 등이 자주 등장했다.

활기를 띠던 광주 노래는 유신 독재 시절에는 김정호, 김연자, 이영숙, 정윤선 등 지역 출신 가수들의 활약이 서울에서 돋보인다.

특히 소수옥, 이장순, 국소남의 주도로 광주 포크 음악의 역사가 씌여진다.

대마초 파동으로 쑥대밭이 된 가요계에 지역 대학생들의 활동이 눈에 띄었다. 1977년 첫 선을 보인 대학가요제에서 전남대 트리오 '빈센트' (박문옥 박태홍 최준호)팀이 자작곡 '저녁무렵'으로 동상을 1978년 김정식의 '약속', 1979년 김종률의 '영랑과 강진'이 잇단 은상을 받으며 광주의 음악을 과시했다. 1980년 5월을 겪은 광주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광주의 아픔을 노래했다. 고립된 섬 같았던 1980년 광주를 형상화한 '바위섬', 김종률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했다. 민중가요 작곡가 박종화는 '투쟁의 한길로' 등 시위 현장의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K팝으로 대표되는 2000년대 한국 가요계는 유노윤호(동방신기),유빈(원더걸스),수지(미쓰에이),이성종(인피니트),바로(b1a4), 제이홉(방탄소년단) 등 광주출신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선봉에 섰다.

광주 동구 행복재단이 기획한 '광주의 노래' 전시회가 동구 전일빌딩 245, 4층에서 열리고 있다. 음악을 가지고 광주의 생활문화 변천사를 느껴볼 수 있는 자리다. 오는 3월31일까지. 전시장의 축음기, 디스코텍과 DJ박스 세트에서는 정겨움이 묻어난다. '광주의 노래'에 발맞춰 봄날의 추억 여행 떠나시죠. 이용규 논설실장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