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 첫인상에 남도작가 예술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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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남도립미술관, 첫인상에 남도작가 예술혼 담았다
개관특별기획전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오늘부터 관람객 맞이||의재·소치 비롯 남도예술의 과거·현재·미래 담아
  • 입력 : 2021. 03.22(월) 16:28
  • 박상지 기자

전남도립미술관 개관특별기획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전시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미술관 개관전은 미술애호가들에게 흥미로운 관심거리다. 향후 미술관의 운영방향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개관전은 미술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수년간 국내 미술애호가들의 관심 속에 22일 개관식을 연 전남도립미술관의 첫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앞서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예향의 고장 전남엔 너무 많은 중요한 대가들이 있다"며 "그들의 예술세계를 국내외에 알리고 이를 전남의 예술로 브랜드화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23일 본격적으로 관람객을 맞는 전남도립미술관의 개관특별기획전에는 이 관장의 이러한 포부가 고스란히 실현됐다. 개관전의 주제는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자연을 벗삼은 남도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외 현대미술작가를 초청, 한국과 전남의 작품을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이는 의미있는 시도도 흥미롭다.

전시는 △의재와 남농 : 거장의 길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 △로랑 그라소 : 미래가 된 역사 등 세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과거, 현재, 미래를 표상하며 각각의 전시를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 개관특별기획전이 완성된다.

먼저 '의재와 남농: 거장의 길'은 전남 전통미술의 양대 산맥인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이 걸어온 예술의 길 10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 이어갈 정신과 가치를 다지는 자리다. 전시에는 의재의 예술관을 드러내는 '계산청취', 꽃과 새를 주제로 그린 8폭의 '팔곡화조병풍',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각 두 폭으로 그린 '산수팔곡병풍'과 남농의 대작 수묵채색화 '취우후',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부여소견', 개성적인 화풍을 담은 '조춘고동'과 '삼송도' 등을 선보인다.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전은 한국화와 미디어아트, 설치 미술로 다양하게 구성되며 전통의 산수화와 수묵화를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재해석해 전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하고, 전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며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김진란 & Baruch Gottlieb을 비롯해 이이남, 허달재, 김선두, 허진, 조병연, 황인기, 장창익, 세오 1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영암, 장흥, 여수 등 대부분 호남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고향인 남도에 대한 향수와 애정을 현대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섹션에서는 의재와 남농의 자손들이 참여해, 두 거장의 예술혼이 어떻게 계승, 발전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허진은 소치의 고조손이자 남농의 장손으로 운림산방의 화맥을 5대째 이어오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합하는 순환적인 자연 생태관을 '익명 인간', '유목 동물' 등의 시리즈 작업들로 표현해 왔다. '유목동물+인간-문명2010-6'은 야생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의 근원을 성찰하는 그의 대표작이다.

의재의 장손 허달재는 그의 작품 '홍매'와 '백매'에서 맑고 담백하게 그린 나뭇가지와 그 위에 흩뿌려진 꽃잎을 통해 작가만의 필치와 문인화 정신의 조화를 보여준다.

마지막 섹션인 '로랑 그라소 : 미래가 된 역사'는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 1974~)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국내에 전하고, 한국과 전남의 작품을 재해석한 작가의 신작을 선보이며 전남 미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2008년 마르셀 뒤샹상을 수상한 로랑 그라소는 쥬드뽐, 퐁피두센터, 허쉬혼미술관, 팔레드도쿄, 오르세 미술관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며 세계화단의 기대와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를 연구하다', '오토', '미래식물표본실' 등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신작 17점을 포함해 총 3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섹션에서는 전남도립미술관의 개관을 기념해 특별히 제작된 신작 '과거를 연구하다(Studies into the Past) 연작도 전시하는데, 이 작품은 해남이 본관인 조선의 화가 공재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과 한국 고유의 진경 산수화풍을 창시한 겸재 정선의 작품 '금강내산총도'을 로랑 그라소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지호 관장은 "예술은 인간이 자아를 성찰하고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전남의 예술 전통과 미래를 접목하는 글로벌 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남도립미술관의 중심에는 '인간의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립미술관 개관특별기획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전시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남도립미술관 개관특별기획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전시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남도립미술관 개관특별기획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전시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남도립미술관 개관특별기획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전시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